(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통화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달러 순매수가 빠르게 증가한 가운데 미결제약정이 늘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롱베팅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1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802)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 직전일인 지난 17일부터 전일까지 외국인은 통화선물시장에서 1만9천 계약을 순매수했다. 미결제약정은 6천253계약 늘었다.

주로 레인지 거래보다는 펀더멘털을 보고 방향성 트레이딩을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한국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달러 롱베팅 성격이 강한 셈이다.

특히 전일 금통위 이후 오전 11시 20분경부터 시작된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금융 불균형 원인이 복합적이라며 모호한 발언을 했고, 성장률 전망치까지 낮추자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세가 더욱 활발해졌다.

현물환 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전고점인 1,134원대를 넘자 일부 고점 차익실현도 나왔으나, 동시에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롱베팅도 탄력을 받으면서 추가 상승했다.

한 선물사 브로커는 "금통위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달러선물 거래가 많았고 시장에 미결제약정이 늘었다"며 "개인들은 레인지 거래를 주로 해 고점으로 인식하고 숏을 냈지만 외국인들은 펀더멘털을 보고 트레이딩하는 편이라 금리 동결 이슈가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결제약정이 늘었다는 건 방향성 트레이딩이 활발해질 것이란 시그널"이라며 "달러-원 상승 방향으로 변동성을 보고 베팅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통화 가치 변동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달러선물 시장을 이용하는 역외 시장 참가자들도 많은 만큼 향후 역외발 매수 압력도 강해질 전망이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현물환 시장 움직임과도 상당히 연동되는 부분이 있고 특히 달러-원이 오르는 시기에 외국인들이 선물을 매수하는 시점이 같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어제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되면서 외국인들이 통화선물을 공격적으로 매수했고 숏커버로 본다"며 "통상 역외 헤지 물량이 선물사 고객을 통해 들어오기도 해 달러선물 시장이 역외 움직임을 일부 반영한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인상에 베팅했다가 숏커버로 꺾었다고 본다"며 "미결제약정이 공격적으로 늘었는데 신규 포지션도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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