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의 하반기 환율보고서에는 중국 위안화에 대한 강력한 모니터링 방침이 담겨 있다.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등을 고려하면 달러당 위안화가 7위안 이상 떨어져야 하지만, 미국 눈치에 위안화 절하 흐름이 마냥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국 경제에 의존성이 상당한 데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열려있어 위안화의 움직임에 원화가 동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일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2018년 하반기 환율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핵심 요약 부문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대한 내용으로 할애했다.

먼저 보고서는 중국이 위안 가치를 저평가해서 국제 무역에서 경쟁적인 이익을 만들어냈던 긴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1994년 1월 달러-위안 환율을 5.82위안에서 8.72위안으로 33% 절하했고, 이후 2005년까지 8.28%로 환율을 고정했다고 적었다.

또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중국의 달러 매수개입 규모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9%에 달했다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특히 환율보고서는 중국의 매수개입이 있던 기간, 경상수지 흑자가 2001년 GDP의 2% 이하에서 2007년 GDP의 10%에 육박한 점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위안화 가치 절하가 무역 흑자로 연결됐다는 미국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런 개입 관행이 결국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 대해 장기간 심각한 어려움을 유발했다는 문장도 보고서에 있다.

근래 몇 년 동안 점진적으로 경제 자유화 정책을 펴나가고 있지만, 암묵적인 보조금 관행이 상대국과의 교역을 왜곡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최근 6.8∼6.9위안대에 머무는 달러-위안 환율에 대해서는 중국 인민은행의 개입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언제든지 중국을 조작국으로 평가할 수 있음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보고서 곳곳에 중국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았다"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결정으로 보이는데, 선거 결과에 따라 대 중국 스탠스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의 다른 전문가는 "달러-위안 환율은 중국 당국에 의해 상단이 눌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움직일 것"이라며 "이는 달러-원 환율도 마찬가지라서, 변동성이 위아래로 커질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우리나라는 경제 지표기 좋지 않고, 내년에 더욱 어려워진다고 한다"며 "그러나 원화 약세가 가팔라지지도 않을 것 같다. 재료가 혼재되면서 정체되기보다 오히려 변동 폭만 확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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