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시중은행들이 유럽 진출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영국 런던에 IB(투자은행) 데스크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뉴욕과 일본에서 각각 운영하고 있는 IB데스크를 올해 안에 런던에 배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하반기 내로 런던에 IB데스크와 외환센터를 설치하고, 추가로 독일 외환센터 운영 등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런던 IB데스크 출범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뉴욕 IB데스크는 12월 중 개소할 계획으로, 허인 행장이 현지를 직접 방문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홍콩·런던·뉴욕 삼각편대를 완성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유럽 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하면서 영업 기반을 마련했다.

이달 중으로 프랑크프루트에서 영업을 시작할 예정으로 런던 지점과 폴란드 사무소와의 유럽금융벨트를 완성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주춤하긴 했으나 여전히 런던의 금융 인프라가 우월하다"면서 "신디케이트론 주선사나 법무·회계 관련 전문가들도 런던을 본거지로 하고 있어 런던에 IB데스크를 내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유럽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향후 구조화금융여신이나 신디케이션론 등 IB 업무를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은행들의 유럽 진출은 해외 진출 기업과 해외 근로자의 금융지원을 위한 동반 진출 성격이 강해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냈다.

이달 법인인가를 받은 우리은행을 제외한 신한·국민·하나은행의 2017년 유럽 법인 실적을 합한 금액은 약 94억 원으로, 신한은행 미국법인 '아메리카신한은행' 1개 법인의 실적과 비슷한 규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유럽시장의 경우 현지 대형은행과 소매금융으로 경쟁하기 어려워 한국계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위주로 성장해 왔다"면서 "이제는 한국계 기업 위주 영업에서 탈피해 사업단위가 큰 IB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것이 은행들의 공통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월 국민은행은 미국에서 1천100억 원 규모의 가스발전소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1천600억원 규모의 가스파이프라인 건설사업 PF 주선을 연이어 성공시킨 바 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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