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최근 신흥국 불안으로 순자산이 줄어든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의 움직임에 국내 채권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도 '큰손'으로 꼽히는 펀드가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채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투자자 심리에 연쇄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22일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가 자사 웹사이트에 게시한 3분기 팩트 시트(fact sheet)에 따르면 지난달 말 펀드의 한국 자산 비중은 4.77%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0.21%포인트 확대된 결과다.

신흥국 중 자산 비중이 커진 곳은 한국과 멕시코뿐이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컬럼비아의 비중은 축소됐다.

펀드가 보유한 한국 자산의 규모도 다소 늘었다.

한국 자산의 규모는 약 16억6천400만 달러(1조8천844억 원)로, 지난 2분기(16억5천300만 달러)보다 1천100만 달러가량 커졌다.

펀드의 순 자산에 한국 자산 비중을 곱해 산출한 결과다.

투자금 이탈이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한국 자산을 처분하지 않은 셈이다.

펀드 순자산은 지난 2분기 말 362억5천100만 달러에서 3분기 말 348억9천6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전체 자산에서 채권 비중은 71.81%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71.15%)에 비하면 채권 비중이 0.66%포인트 커졌다.

보통의 경우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는 순 자산의 최소 8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한다. 전 세계에 걸쳐 정부와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대상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리상승 흐름을 예상하고 채권 비중을 일부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의 듀레이션도 마이너스(-) 1.34년으로, 직전분기(-1.14년)보다 짧아졌다.

통상 듀레이션이 마이너스면 향후 채권 금리가 오를수록 이익이 커진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분기마다 원화채를 대거 팔았다가 다시 사들이던 템플턴 펀드가 최근 조용하다"며 "미국과 국내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에도 원화채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 매니저는 "연말을 앞두고 펀드의 자금이탈이 지속하는지 주시해야 한다"며 "환매 요청이 쏟아지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좋은 원화채를 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 지역별 자산 비중, 출처:템플턴 웹사이트 게시된 팩트시트>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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