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미국 국채가격이 급락했지만, 이는 위기의 서막에 불과하다며 채권시장의 '리얼 킬러'는 앞으로 미국 국채의 실질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리스크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각)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 로이트홀드 그룹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국채금리가 물가 상승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우려로 상승했지만, 이는 '파괴적인 채권가격 급락'의 시작일 수 있다며 다가오는 더 큰 위협은 실질금리라고 경고했다.

실질금리는 미국 국채의 명목금리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사이의 격차로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거한 미국 국채금리를 가리킨다.

현재 미국 국채의 실질금리는 0.85%로 미국 경제성장률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실질금리가 수익률 곡선 상에서 가장 가파르게 오르는 지점에 있다는 점이라고 폴슨 수석은 지적했다.

로이트홀드 그룹은 지난 1950년부터 올해까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범위에 따라 실질금리 평균치가 어떻게 변동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10년물 명목금리가 2%에서 6%에 이르는 동안 실질금리 평균치도 0.27%에서 2.62%까지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10년물 명목금리가 3%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4%에 가까워진다면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실질금리는 1% 후반에서 2% 초반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폴슨 수석은 "임금이나 물가가 소폭이라도 더 오른다면 채권시장은 놀라운 정도로 공격적이고 상당한 규모로 반응할 수 있다"며 "채권 투자자들에게 '리얼 킬러'는 실질금리의 재설정일 것이고 이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폴슨 수석은 "가령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적정 수준인 0.5%만 올라도 투자자들은 결국 실질금리 상승에 대해 더 강력한 인플레이션 완충장치를 요구할 것이고 10년물 명목금리는 1% 또는 그 이상 급격히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많은 투자자가 이 같은 상황을 다룰 만한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폴슨 수석의 지적처럼 실질금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특별한 이슈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폴슨 수석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이번 경제성장 사이클 끝까지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여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임금과 물가가 적정 수준으로 오르더라도 상승률이 3.5~4%를 향해 간다면 채권시장은 상당히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은 완만하지만, 당신의 할아버지는 '리얼 킬러'가 근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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