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아파트 대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꼽혔던 오피스텔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수요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감정원의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대비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가격은 0.5% 상승했다. 수도권은 1.0% 올랐지만, 지방은 1.2% 하락했다.

지난 분기에 전국 오피스텔 가격은 제자리였다. 사실상 연초를 제외하면 오피스텔 가격이 움직이지 않은 셈이다.

서울은 올해 들어 오피스텔 가격이 1.6% 올랐다. 서북권이 2.7% 상승률로 가장 두드러졌지만,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전체 가격 상승률 6.1%와 비교하면 하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오피스텔의 취득세율이 4.6%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에서도 오피스텔 투자로 본전을 찾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연초 주택가격 급등기에 섣불리 소액 오피스텔에 투자했다면 세 부담과 주택경기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다주택자 규제로 매물만 늘면서 가격 하락세가 연출됐다. 지방 대도시라도 울산을 필두로 세종, 대전, 부산 등에서 오피스텔 가격이 내려갔다.





지난 분기에만 울산은 오피스텔 가격이 1.52% 내렸다. 이 밖에 세종 0.81%, 대전 0.61%, 대구 0.60%, 부산 0.5% 등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경기도의 오피스텔 가격도 0.3% 빠져 투자 안정권에서 벗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 규제에 오피스텔까지 보유세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똘똘한 한 채의 영향이 오피스텔까지 퍼지고 있다"며 "장기적 보유 관점에서 단독주택은 수요가 꾸준하지만, 오피스텔처럼 최근 실질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품은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투자과정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은행권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4.39%였는데 8월에는 4.47%로 높아졌다. 앞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미국의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오피스텔 시장도 양극화가 나타나면서 투자에 더욱 주의가 요구됐다. 지방과 서울의 오피스텔 실거래가 차이는 2015년 1.99배에서 올해 2.2배로 벌어졌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서울은 고용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대학 등의 교육시설로 인해 임차수요 유치가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일부 지방은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취업상황이 악화하면서 주택 임차시장의 어려움으로 오피스텔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며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도 동반되면서 지방 오피스텔 매매시장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져 지방은 임차수요가 취약해지고 있어 오피스텔 투자여건 악화는 더 심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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