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왕실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석유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고 22일 CNBC가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를 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 1973년 석유금수 조치 등이 되풀이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의사가 없다"고 대답했다.

지난 1973년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심화하며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들에 석유금수 조처가 내려졌고, 이로 인해 미국은 원유 부족 사태를 겪었을 뿐 아니라 원유 가격은 4배로 급등했었다.

알팔리 장관은 "이 사건은 지나갈 것"이라면서 "사우디는 매우 책임감 있는 국가이며 우리는 지난 몇십 년 동안 석유 정책을 책임감 있는 경제 도구로 써 왔고 정치로부터 분리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 장관으로서 나의 역할은 건설적이고 책임감 있는 정부의 역할을 수행하고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해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사우디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카쇼기 살해와 관련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미국 의원들은 사우디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에 대해 사우디 외교부는 "우리는 더 큰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석유금수 조치 등의 무기를 꺼내 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었지만 알팔리 장관은 이를 반박했다.

또한, 알팔리 장관은 만약 유가가 상승한다면 세계 경제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공급자들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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