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시총 8천300억원대

시총 1천900억원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로드숍 화장품업체 토니모리의 시가총액이 3년 사이 6천억원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린 결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인기를 끌면서 로드숍 화장품업체의 입지가 좁아진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토니모리의 시총 급감이 로드숍 화장품업체의 추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른 로드숍 화장품업체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 토니모리, 공모 당시 투자자에게 '인기'…최근 '시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상장 당시 8천300억원에 달했던 토니모리 시총은 최근 1천9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2015년 7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토니모리의 첫 출발은 순조로웠다. 토니모리는 2014년 당기순이익 116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배수 39.02배, 할인율 21.5~31.5%를 적용해 공모가 희망범위를 2만6천400~3만200원으로 제시했다.

높은 PER 배수를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은 화장품 업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토니모리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 관심도 끌었다. 수요예측 경쟁률과 공모청약 경쟁률은 각각 443대 1과 771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토니모리 공모가는 3만2천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2015년 7월 17일 주가는 7만5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때 토니모리 시총은 8천29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토니모리 주가는 전날 기준 1만950원으로 하락했다. 시총은 1천932억원 수준이다.

◇ 사드 후폭풍·H&B 스토어 인기 영향

토니모리 시총이 급감한 것은 지난해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 올 상반기 토니모리는 매출 890억원,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3%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흑자(23억원)에서 적자가 됐다.

여기에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주요 화장품 판매채널로 자리 잡은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CJ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매장 수는 2014년 417개에서 올해 9월 말 1천100개로 증가했다. GS가 운영하는 랄라블라, 롯데가 운영하는 롭스, 신세계가 운영하는 부츠도 매장 수를 늘리는 추세다. 이에 따라 헬스앤뷰티 스토어 매장 수는 2014년 총 551개에서 올해 9월 말 1천427개로 늘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B 스토어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H&B 스토어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반면 단일 브랜드를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숍은 외면을 당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토니모리의 시총 급감이 로드숍 화장품업체의 입지가 축소된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1세대 로드숍 화장품업체 '스킨푸드'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했다"며 "토니모리의 시총 급감에서 볼 수 있듯이 로드숍 화장품업체는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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