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국내증시를 다시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우려와 셀트리온 블록딜(대량매매) 이슈까지 겹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지난 2거래일간의 반등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23일 오전 10시 57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38.68(1.79%)포인트 내린 2,123.03에,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8.30(1.12%)포인트 급락한 735.85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0월19일 2,117.62를 연저점으로 소폭 반등을 시도해왔지만 맥없이 반락했다.

외국인 순매도가 현물과 선물시장 동시에 확대되면서 매도 압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489억원 어치, 코스피200선물에서 6천8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530억원 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95억원 순매도를 보였지만 코스닥에서 50억원, 코스피200선물에서 4천900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주식도 파란불 일색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거래가 많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일대비 0.69%, 0.57% 하락했다.

특히 테마섹의 블록딜 이슈가 불거진 셀트리온은 7.26% 급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3.91%, 현대차도 1.69%, LG화학도 1.48%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3.87%, 신라젠이 3.07%, CJENM이 2.70%, 에이치엘비가 3.16%, 메디톡스가 3.97%, 셀트리온제약이 2.29% 하락했다.

업종지수로 보더라도 인버스 관련 지수를 제외하면 마이너스를 보이는 지수가 대다수다.

코스피에서는 코스피200헬스케어 레버리지 지수가 6.79%, 코스피200경기소비재 레버리지지수가 4.14%, 의약품 지수가 4.26%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스닥150 레버리지지수가 2.11% 하락했고, 유통업 지수도 2.24%, 제약업지수도 1.26% 하락했다.

증시 흐름에 대한 불안도 짙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수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의 갈등,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언론인 사망 사건에서 비롯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재 가능성마저 가세하면서 투자심리는 악화일로에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외국인의 현·선물 전방위 매도 수급이 올라왔다"며 "한 외신을 통해 중국에 대한 관세 완화는 없을 것이며 중국이 더 큰 고통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전해진 영향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산층에 대한 감세 카드를 꺼내 든 것도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11·6 중간선거를 2주일 가량 앞두고 '중산층 감세' 방안을 언급했다"며 "시장이 이를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유리한 입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해석하면서 향후 무역분쟁에 따른 불안이 다시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의 블록딜 이슈로 헬스케어 업종에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2대 주주인 테마섹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보유했던 셀트리온 주식 362만5천주(지분율 2.9%)를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했다"며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7%대 약세를 보였고,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의약품업종도 4%대로 하락폭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증시에서 비관론이 짙어지면서 추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가지수가 하락 추세에서 일시적으로 오르는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에 그칠 수도 있지만 최근 국내 증시 반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 연구원은 "데드캣 바운스는 보통 단기 반등 정도로 이해되는데 주가가 대폭 하락한 뒤 잠깐 상승하는 것으로 이후에는 추가 하락이 이어진다"며 "국내 증시의 경우 아직까지 반등이 크게 올라온 것은 없으며 전일 중국 상해종합지수처럼 4% 반등이 이어지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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