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이 막바지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으나, 풍부한 시중유동성 등으로 공모 회사채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만도와 KCC, 국도화학은 전일 시설투자와 차환자금 확보 등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KCC(신용등급 'AA')는 모멘티브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공모사채시장을 찾았다. 3천억원 모집에 총 6천300억원 기관수요가 몰렸다. 트랜치별로 보면 2천2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4천900억원, 8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1천400억원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KCC는 최대 4천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금리는 3·5년물 각 개별민평금리에 2bp, 11bp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일 기준 KCC의 개별민평금리는 3년물 2.424%, 5년물 2.602%로 집계됐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국도화학('A+')은 비우량 신용등급을 딛고 3년 만기로 250억원을 모집하는 데 500억원의 초과수요를 확보했다.

발행금리는 전일 기준 3년물 개별민평금리 2.475%에 8bp를 더한 2.555% 근처에서 정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확보하게 될 자금은 중국법인과 인도법인 등 투자에 사용할 계획으로, 오는 29일 발행된다.

만도('AA-')는 3년만기 1천억원으로 모집한 회사채에 2천800억원 주문이 들어왔다. 오는 27일 만기도래하는 사모채 1천억원을 공모채로 차환할 계획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9bp 낮은 수준에서 발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일 기준 만도의 3년물 개별민평금리가 2.538%였음을 감안하면 2.448% 안팎에서 최종 발행금리가 정해질 전망이다. 사모채를 발행할 당시 금리는 2.840%으로 책정됐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26일이다.

이날은 SK에너지('AA+')와 두산인프라코어('BBB')가 각각 3천억원과 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다.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서둘러 자금조달에 나선 모습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발행시장 또한 강세를 띠면서 수급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대비 23% 크게 증가했지만 하반기에도 발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낮은 금리에 회사채 발행의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회사채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4.5배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확대 속에 국채 대비 높은 금리 매력으로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통시장 약세 속에서 크레디트 물량 확보를 위한 발행시장 흥행이 지속되고 있다"며 "남은 10월까지 만기 도래물량이 약 1조8천억원으로 향후 수요예측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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