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달러-위안(CNH) 환율이 7.0위안을 넘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아시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서 중국 금융 당국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불안 심리가 제한되고 있으나,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 속에 달러-위안(CNH) 환율 상승 추세상 달러당 위안화의 가치가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 진입도 가시권 안에 있는 상황이다.

2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8)에 따르면 일주일 기준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CNH) 환율의 상관계수는 0.60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주에는 -0.75수준이었고, 환율보고서가 발표된 지난 18일에도 0.34에 불과했다.

상관계수가 플러스(+)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움직임은 높은 상관성을 지닌다.

위안화와 원화 연관성이 높아 중국 금융 당국자들의 발언이나 중국인민은행(PBOC)의 위안화 고시마다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나타나는 셈이다.





<달러-위안(CNH) 환율(붉은색)과 달러-원 환율(검은색)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6412)>

특히 전일 상하이종합지수가 중국 당국의 부양 의지에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인 4.09% 급등하면서 코스피 지수까지 끌어올렸으나, 이날 차익실현으로 다시 하락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 중반에서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주 환율보고서 이슈가 해소되자마자 인민은행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위안화를 절하고시한 바 있다"며 "중국 내부적으로 선물환 거래 규제로 선물환 매수가 줄었으나,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베팅 분위기가 아직 이어지고 있어 중국 인민은행이 어떻게 방어 의지를 보여줄지에 따라 아시아 금융시장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중국 당국은 개인 소득세에 대한 세액공제 항목을 대폭 확대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도 지난 20일 민영 기업인들에 서한을 보내고 "모든 민영 기업인들은 발전 신념을 지니고 기업을 더 잘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환시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도 글로벌 리스크오프 속에 달러-위안(CNH) 환율이 매우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당국의 7위안대에 대한 '묻지마 방어'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일차적으로 달러-위안(CNH) 7위안대를 방어할 거라곤 보지만 환율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용인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무역 적자 문제에서 시장 경제와 비시장 경제와의 대결 구도로까지 격화되고 있어 단기적 안정으로 쉽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이어 "증시 움직임이 중요하고 미국과 중국 당국자 발언이 또 시장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미국 기업 실적 시즌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나오고 있음에도 시장 반응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을 보면 지금 시장 관심은 단기 미국 기업 실적보다는 내년 미중간 갈등이 얼마나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아닌지에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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