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 아시아증시는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 기대가 순식간에 사라지자 본토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대만증시는 18개월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도쿄증시는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하락했다. 홍콩증시 역시 떨어졌다.



◆ 일본 = 도쿄증시는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하락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604.04포인트(2.67%) 낮은 22,010.78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이는 2개월 새 최저치다.

토픽스 지수는 44.59포인트(2.63%) 내린 1,650.72를 나타냈다.

두 지수 모두 하락 출발 후 하락폭을 확대했다.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위험회피심리가 강해져 투자심리가 냉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총출동해 증시 안정 발언을 내놨지만 이날 상하이증시는 다시 내림세를 보인데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중국 간의 무역전쟁도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장칭리(張慶黎)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은 홍콩 소재 미국상공회의소에 소속된 미국 기업인들을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중국은 그 누구와도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았으며, 그간 오랜 전략적 파트너 국가였던 미국과는 더더욱 그렇다"면서도 "우린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외에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싼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간의 갈등,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과 EU와의 갈등 등도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시켰다.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카슈끄기 실종 사건에 대해 말을 번복하면서 사우디와 미국 간의 갈등도 지정학적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334엔(0.30%) 내린 112.477엔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엔화가 달러화에 강세란 의미로 일본 수출 기업의 수익을 줄이는 증시 약세 재료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소프트뱅크와 소니 각각 2.92%, 1.98% 하락했다.



◆ 대만 = 대만증시는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보다 199.08포인트(2.00%) 떨어진 9775.20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18개월 만의 최저치이다.

가권지수는 하락개장 뒤 장 내내 약세를 보였다.

미-중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중국의 고위관료는 중국은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를 사이에 둔 신경전 역시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종목별로 보면 시가총액 1위인 TSMC는 2.95% 하락했고 포모사 석유화학은 2.03% 하락했다.

라간정밀 역시 4.85% 떨어졌다.



◆ 중국 = 중국 정부의 부양책 기대가 순식간에 사라지자 본토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60.05포인트(2.26%) 하락한 2,594.83에 거래를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장대비 25.44포인트(1.92%) 내린 1,300.29에 마감했다.

전장 2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급반등했던 상하이증시의 상승세는 이날 들어 급반전됐다.

CNBC에 따르면 DBS의 전략가들은 투자 노트에서 "상하이증시의 전장 약 4.1% 급등은 '죽은 고양이의 반등'(dead cat bounce)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정부의 조치는 부양책이 아닌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쿠션'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죽은 고양이의 반등'은 주가가 대폭락한 후 반짝 반등하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전체적인 폭락세를 나타내고, 지난주 4년래 최저점을 찍은 중국증시가 전장 반짝 반등한 데 그친 것이란 설명이다.

담보주식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도 중국증시를 짓눌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과 당국자들이 총출동해 증시 부양 발언을 내놓은 것은 4조5천억 위안에 달하는 담보주식 때문이었다면서, 중국증시 급락으로 담보의 가치가 떨어지고 은행들의 추가 자금조달 수요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시의 하락 추세가 가속하고 증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담보주식 규모는 지난해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5.4%에 해당하며, A주 주식 전체 시총의 12%에 달한다.

케빈 렁 해통증권 전무는 "현재 상황은 2015년 증시 대폭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지수의 하락 폭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시장은 대규모 마진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체계적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SCMP에 전했다.



◆ 홍콩 =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806.60포인트(3.08%) 하락한 25,346.55에 거래를 마쳤고, 항셍H지수는 255.77포인트(2.44%) 하락한 10,234.90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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