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 예산안을 거부했다. EU는 이탈리아에 예산안을 다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23일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이탈리아에 내년 예산안을 수정하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의 예산안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는 내년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4%로 설정했다. 앞선 정부는 0.8%로 책정했던 데서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EU는 앞서 이탈리아에 내년 예산안이 EU의 규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탈리아는 전일 기존 예산안을 그대로 제출했다.

발디스 돔브로프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불행히도 이탈리아의 해명은 예산안이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최초 결론을 바꾸지 못했다"며 "이탈리아 정부는 공개적이고 의도적으로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칙을 위배하는 것은 이를 아무렇게나 위반해도 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부채를 통해 부채를 치료하겠다는 유혹이 있지만, 언젠가는 부채가 너무 많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 예산안에 대한 재평가도 과도한 재정적자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과도한 재정적자는 벌금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는 즉각 반발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예산안에서 단 1유로도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당장 내일이라도 EU 집행위를 만나 이번 예산으로 이탈리아 경제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무도 예산안에서 단 1유로도 앗아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EU가 예산안을 거부하면서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다시 상승세라고 CNBC는 전했다.

C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4시 현재 전장보다 7.7bp 상승한 3.554%를 기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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