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되자, 국공채형 머니마켓펀드(MMF) 출시를 계획하던 자산운용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기준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데다 연말 환매 이슈까지 예정돼 있어 펀드 설정 시점을 잡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ABL국고채법인MMF'는 10월 금통위 다음날인 19일 새로 설정됐다.

당초 서너 곳의 자산운용사가 국공채형 MMF 출시를 준비 중이었지만, 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차질이 생겼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통상 자산운용사는 금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후 펀드 설정하는 것을 선호한다.

시장금리가 오른 상태안에서 펀드를 시작하면 수익을 내기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통안채 3개월물이 1.5%를 유지하다 1.7%대로 급등했을 때 펀드를 새로 설정하면 1.5%대에 사들였던 다른 펀드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물건을 보다 싼 가격(높은 금리)에 사면 향후 가격이 오를 경우(채권 금리 하락)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러 자산운용사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을 주시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이달 금리가 인상됐다면 투자금이 몰리고, 여러 자산운용사가 국공채형 MMF나 채권형 펀드를 설정했을 것이다"며 "금리동결이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가 예정대로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11월 말 금통위 직후 펀드를 설정하면 바로 연말 환매라는 악재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공채형 MMF의 경우 신종형과 달리 은행 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연말에는 수익형 증권 잔고를 비워야 하는 은행의 환매 요청이 이어진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시기로 보면 10월 금리 인상 직후 펀드 설정이 이상적이었다"며 "11월 말 금통위 후 발매하면 바로 연말이라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자 운용사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 같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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