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최근 기관투자자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한 차익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급락장에서 부메랑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투자자의 코스피와 코스닥 레버리지 ETF 순매도가 뚜렷했다. 기관은 이달에만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를 2천700억원, 'KODEX 레버리지'를 2천5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이 중 대부분은 증권과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출회된 물량이었다. 주요 수급 주체인 증권/선물은 이달 들어 첫 7~8거래일간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레버리지 ETF에서 급격한 환매가 일어나며 헤지 목적으로 사놓은 지수선물 매도가 늘어났다. 자연히 선물이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축소됐고 이는 금투업권을 중심으로 기관의 차익거래 유인으로 작용했다.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하면서 고평가 상태인 주식 현물은 매도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지수 하락을 더 부추긴 셈이다.

코스닥이 5% 이상 급락한 지난 11일 기관은 1천200억원 이상 코스닥 레버리지 ETF를 순매도했다. 이에 코스닥 현물 매도 물량이 확대되며 자연히 지수 낙폭도 더욱 커졌다.

그간 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한 탓에 전일에는 레버리지 ETF에서 대규모 순매도가 출회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차익거래 유인이 커진 만큼, 경계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등을 중심으로 코스닥 ETF를 활용해 현물과 선물의 가격 괴리를 이용한 차익거래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코스닥이 떨어지면 공매도를 하지 않으면서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증시에서도 급락 국면에서 패시브 자금 매도가 늘며 폭락장세를 부추기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 차트가 볼린저밴드 하단을 하향 돌파했다"며 "단기 심리적 지지선은 700포인트 수준으로 보이는데, 이 지지선이 무너지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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