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신규 대여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숏커버링(빌려 판 주식을 갚기 위한 환매수) 수급이 유입돼 상승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전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자체 논의를 거쳐 지난 22일부터 국내 주식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며 "현재 남은 대여잔고 6천억원도 연말까지 모두 소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대차시장 대여자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증시에 미칠 영향 또한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연기금의 주식대여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0.53%에 그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민연금과 달리 사학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들은 주식대여를 하지 않고 있어 해당 비중을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비중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차 대여자의 절반이 외국인인 상황이라 국민연금이 빠진다 해도 대차 시장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코스피가 빠지는 것은 글로벌 시장이 좋지 않은 영향이 큰 것으로 이번 조치가 향후 투자 판단에 중요한 임팩트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숏커버링에 따른 종목별 상승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주식 대여 중단은 당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단기적으로 대차회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연중고점 대비 30% 이상의 주가 조정이 일어난 종목과 최근 20일 누적 대차잔고가 감소하는 일부 종목을 위주로 숏커버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높은 IT업체 중 삼성전기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꼽힌다.

이 종목들은 올해 고점대비 주가하락률이 30%를 넘어섰으며 대차잔고 비율도 10% 이상 발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해당 종목들은 흑자전환에 따른 이익추정치 상향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주가가 기업의 실적향상과 반대로 하락하면서 공매도 물량 증가에 따른 비정상적인 수급을 보이고 있다"며 "숏커버링 발생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연내 주가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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