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자산 매각 분야에서 경쟁자들보다 '평균 20%' 이상을 제안해 온 중국의 투자자들이 미국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중국 부호들을 피하고 있다"면서 23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자산 투자를 국익에 민감한 사안으로 파악해 관련된 감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공격적인 M&A와 자산 인수를 통해 미국의 핵심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에 손해를 입힌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외국 자본의 미 기업 인수 심사를 담당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서명했다.

전문가들은 CFIUS의 권한을 확대하는 해당 법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발 기술투자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간 중국이 미국 당국의 심사를 우회하기 위해 활용해 온 합작법인(JV) 설립, 소수지분 취득, 부동산 임대 인수 등도 18개월 안에 미국의 감독범위에 들어가고, 곧 항공, 반도체, 이동통신, 국방 등 핵심 기술을 포함한 27개 분야에서도 CFIUS의 심사가 필수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자산 인수도 눈에 띄게 위축된 상태다.

머저마켓의 자료에 따르면 역대 최대 수준의 차이나머니가 미국에 몰린 지난 2016년 중국 투자자들은 약 65건의 대미 투자 건을 성사시켰고, 510억 달러(약 58조 원)의 자금을 투자했었다.

반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M&A 투자금은 26억7천만 달러(약 3조277억 원)로 줄어들었다.

SCMP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들은 미국 투자자들보다 평균 최소 20% 이상의 값을 불렀던 중국 투자자들은 한때 '큰 손'이었지만, 현재 미국 기업들은 중국보다 역내 투자자들은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투자자들을 선택할 경우 당국의 심사가 지연돼 차질이 생기고, 거래가 불발될 수 있는 리스크가 커서다.

BDA 공동 설립 대표인 유안 렐리는 "요샌 중국 바이어들을 연락하는 데 의미가 없다"면서 "미국 기업들은 부호 중국 투자자들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몇 달 간 이는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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