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1회 더 금리 인상은 컨센서스다. 그렇다면 내년은.

월가에서도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두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2회과 3회, 4회로 팽팽하게 나뉜 의견은 연준의 중립금리와도 연관이 있다.

2회면 중립금리 이하, 4회면 중립금리 이상이다.

"중립금리에서 현재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퍼져있던 낙관론을 한순간에 공포로 바꿔버린 것을 보면 연준의 행보는 시장이 가장 주의 깊게 볼 부분이다.

16개 주요 투자은행(IB) 가운데 4회을 예상한 곳은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JP모건, RBC 등 다섯 곳이다.

2회는씨티, 크레디트스위스, HSBC, 모건스탠리, 소시에테 제네럴, 노무라 등 여섯 곳이다.

그 중간인 3회는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TD, 웰스파고, UBS 등 네 곳이다. 내년에 1회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관은 BNP파리바가 유일했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25bp 인상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2.00~2.25%다.연준의 장기균형금리 추정치는 3.0%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중립금리를 3% 정도로 여기고 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립적인 상태의 금리를 말한다.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실제 금리가 정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내년에도 분기에 한 번씩, 4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쪽은 고용시장이 더 강해지고 인플레이션이 더 확대되며 경기 모멘텀이 다소 약해지라도 확장국면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실업률만 장기균형수준보다 낮지. 임금과 물가 상승률, 민간 재무상황, 소비자 심리 등 다른 지표들이 과열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관련 주요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아직 경기 확장 국면의 중기에 있으며 후기로 점차 이동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경기과열에 대응하는 금리 인상기에는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까지 의미 있게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완화적'(accommodative)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연준 위원들 가운데 최근 '긴축적'(restrictive)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긴축적이라는 말은 중립금리 추정치를 넘어선 기준금리를 뜻한다.

4회 올려봐야 이제 3%대라는 인식도 있다.

과거 경기하강기에 연준은 대체로 5~6%포인트 정도 금리를 낮춰 정책 대응을 했는데, 지금은 몇 차례 추가로 올려도 3%를 겨우 넘는 저금리 기조다. 정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경제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동안에는 가급적 금리 인상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2회를 예상하는 쪽은 경기 둔화와 금융 상황 긴축을 크게 우려한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과열도 상대적으로 약하고 중립 금리 수준에 가까워지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예상이다.

3%를 훌쩍 넘던 미국의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분기에 2%대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연준은 2.5%, 모건스탠리는 2.0%, 씨티는 2.4%, 노무라는 1.9%, BNP파리바는 1.3%를 예상한다.

성장률 저하 외에도 위험자산 가격 하락, 달러 강세, 수익률 곡선 평탄화나 역전, 경기 대응 완충 자본 시행 가능성 등도 금리 인상 제약 요인이다.

무역전쟁 불확실성도 크고,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등에 따라 긴축적인 금융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점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에 힘을 실어준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HSBC의 경우 장기균형 정책금리가 실제로는 연준 추정보다 낮은 2.5%로 보고 있다. 2번만 올려도 이미 통화정책이 긴축 영역에 돌입한다는 계산이다.

2회와 4회로 맞서는 IB들 사이에서도 공통점은 있다. 경제성장률이 꺾일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금융위기에 따른 대침체 이후 9년 5개월간의 경기 확장기를 보내고 있다. 사상 두 번째로 긴 경기 호황이다.

이 호황의 끝이 조만간일지, 2020년 이후일지 의견은 엇갈리지만,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미 공포가 지배한 시장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곽세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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