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주요 상장건설사들이 실적시즌을 맞았지만, 글로벌 악재에 묻혀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도 소용없는 장세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반전의 카드가 될지 투자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은 하반기는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상반기와는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25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업종·섹터지수 일별 추이(화면번호 3221)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103.94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2.21% 내리며 사흘 연속 하락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17.5% 빠졌다. 월초에 127선을 상회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 등에 싸여 투자심리가 대폭 악화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0.5% 내렸다.

코스피는 이달 중에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강했지만, 건설업은 외국인 때문에 흔들린다고도 볼 수도 없다. 10월에 전일까지 1천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전반적인 국내 증시 약세 속에서 건설사 주식이 우선 정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적 시즌에 장세가 나빠 건설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발표된 GS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천340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3.3배 뛰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노리지만, 전일 주가가 7.89%나 떨어졌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이익률이 개선돼 역시 '1조 클럽'을 노리는 삼성물산도 실적발표 후 첫 영업일인 이날 2% 이상 주가가 내려간 상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적에 따른 현재와 미래 가치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주가인데 지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연말까지 주식이 좋지 못하면 내년 주택경기 침체와 맞물릴까 봐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건설업을 예의주시하는 투자자들은 올해 착공식이 기대되는 남북 철도·도로 등의 경제협력이 반전의 재료가 될지 계산하고 있다. 다만, 이전처럼 강한 상승 동력이 되긴 힘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업 지수가 남북 긴장이 완화하기 이전으로 되돌아갔기에 상승 여력은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북 제재와의 연관성이 부각돼 경협을 이성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고 내년으로 계획하는 모습까지 나와 매수세가 쏠리긴 어려울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8월에 강한 부동산 규제 대책이 나와 연말까지 건설업 주가에 부담을 줬다"며 "올해는 9월인데 대외 상황까지 겹쳐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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