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증시 충격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나스닥 지수마저 추락하면서 국내 증시는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다.

25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주가지수는 장중 3% 가까이 급락했다 오후 들어 2% 이내로 하락폭을 줄였다.

10월중 하락폭은 코스피 12%대, 코스닥 17%대 추락했다.

월중 하락폭으로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주요 심리적 지지선이 뚫리면서 투자 심리는 극도로 나빠졌다.

공포 장세에 매수로 버텨오던 개인마저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672억원, 코스닥에서 2천312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10월들어 주가지수 추락과 소폭 반등에도 매수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전일 코스피 2,100선과 코스닥 700선이 무너지면서 매도로 전환했다.

한편, 외국인 매도세는 잦아들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409억원 어치를 팔았지만 코스닥에서 1천138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96억원, 코스닥에서 1천167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입한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도 증시 바닥에 대한 불안이 짙어지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지난 6, 7월에 현금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이 와닿지 않았는데 최근 하락장 맞으면서 확실히 알게 됐다"며 "하락장에서는 현금을 보유하는 게 승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는 파란불 일색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3.34%, 대만 가권지수도 2.23%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80%,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42% 하락했다.

그나마 코스피 하락폭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급락 추세가 그치지는 않는 분위기다.

주요 종목도 하락폭이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0월중 11% 이상 빠졌고, 테마섹의 블록딜(대량매매)이 나타났던 셀트리온은 이달에만 20% 넘게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10월중 25.59%,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월중 하락폭도 21%를 웃돌았다.

연말까지 대외 변수도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는데다 오는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와 11월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남아있다.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도 예상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앞날은 어둡다.

증시전문가들조차 아무도 증시 바닥을 섣불리 확신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KB증권은 한국 증시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기업비용 증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 ▲이탈리아발 유로존 신용리스크 ▲노딜 브렉시트 발생시 나타날 유로존 경기 위축 우려 ▲중국 경기 둔화라는 다섯가지 악재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8배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지수가 급락했던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코스피 실적 전망이 지금부터 10% 하향되더라도 PER은 8.7배, 2006년 이후 연평균 코스피 PER이 이보다 낮아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증시 급락이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조절로 진정된 경험이 많았으므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으려면 향후 연준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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