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트위터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큰 폭 올라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뉴욕증시가 큰 폭 반등하면서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던 미국 증시가 반등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정학적 우려를 언급하면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금융시장의 공포심리가 다소 진정된 데 따라 상승했다.

MS와 트위터, 테슬라 등 전일 장 마감 이후부터 이날 개장 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성적표가 양호하게 나오며 불안감이 완화됐다.

다만,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시장 불안은 상존했다.

WSJ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이 기술 탈취를 중단할 구체적인 방침을 제시하기 전에는 미국이 무역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보도를 내놨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모두 동결했다. 예상했던 결과인 만큼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최근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근원물가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 EU와 이탈리아가 예산안 관련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탈리아 금융시장 불안은 전염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0.5% 증가한 104.6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전월 대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상무부는 9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1.7% 감소였다. 9월까지 누적 내구재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늘어났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5천 명 늘어난 21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 21만4천 명보다 다소 많았다.

상무부는 지난 9월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760억 달러로 전달 755억 달러 대비 0.8% 늘었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전월 대비 1.8% 증가했고 수입은 1.5% 늘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만약 지표가 예상한 대로 나온다면 추가 점진적 금리 인상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1.13포인트(1.63%) 상승한 24,984.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9.47포인트(1.86%) 상승한 2,705.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9.93포인트(2.95%) 급등한 7,318.3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업의 실적과 주택 관련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뉴욕증시는 전일 기업 실적 둔화 우려 등으로 나스닥이 7년여 만에 최고치인 4.4% 이상 폭락하는 등 극심한 불안을 노출했다.

이날은 전일 폭락 반작용 등으로 상승세로 출발한 이후 빠르게 상승 폭을 확대했다.

MS와 트위터, 테슬라 등 전일 장 마감 이후부터 이날 개장 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성적표가 양호하게 나오며 불안감이 완화됐다.

MS는 이날 5.8% 이상, 트위터는 15.4%, 테슬라는 9.1% 이상 급등하며 주가지수의 반등을 견인했다.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등 핵심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트위터와 MS 등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기술주 전반이 강한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장중 7% 이상, 구글 주가는 4% 이상 올랐다.

아마존과 구글은 장 마감 이후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발표했다. 다만 두 기업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익 호조에도 매출이 다소 부진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가 개선된 점도 주가 반등에 기여했다.

주택건설업체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홈빌더 ETF(XHB)는 이날 2.9% 상승했다. 전일에는 2.6% 하락했었다.

반면 부진한 실적이 부각된 경우도 여전하다.

주요 반도체 기업인 AMD는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15% 이상 급락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유틸리티를 제외한 전 업종이 올랐다. 기술주가 3.32% 급등했고, 커뮤니케이션도 2.67%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가 탄력적으로 반등했지만, 변동성 장세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이렉션의 폴 브리건디 이사는 "이번 주 증시 움직임이 매우 거칠다"며 "이날 시장이 반등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긴 하지만, 추가적인 움직임을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0.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0% 하락한 24.2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4bp 상승한 3.136%를 기록했다.

전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오른 2.863%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6bp 상승한 3.348%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6.7bp에서 이날 27.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주식시장과 민감도가 커진 미국 국채시장은 이날도 역시 주가에 따라 움직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무역 공포,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취약해진 사이 미 국채 값은 상승 랠리를 보였다.

예상보다 좋은 주요 기업의 실적에 따라 뉴욕증시는 전일 가파른 하락세에서 큰 폭 반등했고, 무위험자산으로 미 국채에 몰리던 수요도 줄었다.

이날 반등에도 뉴욕증시 등 글로벌 증시의 불안정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은 국채수익률과 금리 상승이 소비자와 기업에 피해를 주는 정책 실수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도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 정책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주에만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점진적이지만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결정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금리 동결이 예상됐던데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발언도 시장 예상 수준이었다.

최근 유로존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돼 드라기 총재가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할 것이라고 시장은 예상했다.

이탈리아 예산안 충돌과 브렉시트와 관련된 협상 진전 부진 등에도 드라기 총재는 12월에 양적 완화 종료 계획을 재확인했다.

D.A 데이비드슨의 메리 앤 헐리 채권 트레이딩 부대표는 "연준이 잠재적으로 성장을 둔화할 수 있는 긴축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감세 효과가 사라지면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며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지만, 성장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실행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단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반다 수젠드레이 경제학자는 "연준의 상당한 통화 긴축 정책이 금융 환경과 선행경제 GDP를 훼손하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면 경기 하강이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자산 선호에도 부진한 미국 국채 입찰 수요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390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국채 입찰 응찰률은 2.3배로, 2017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결국, 2.977%에 발행됐다.

이날 7년물 국채는 3.074% 발행됐다. 응찰률은 2.39배였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국채는 입찰에 나오는 사람 숫자가 점점 줄고 있어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5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140엔보다 0.400엔(0.36%)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71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992달러보다 0.00276달러(0.24%)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96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83엔보다 0.13엔(0.10%)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26% 상승한 96.608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와 증시 불안에 대체로 상승했던 달러화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미국 경제와 견조한 증시에 강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이 4% 이상 폭락하는 등 전일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던 미국 주가가 큰 폭 반등해 이날은 엔화에도 강세를 보이는 등 달러화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시장의 관심을 끈 ECB의 정책 결정은 예상 수준이었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럽 정치적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다시 이탈리아 예산안과 영국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ING의 비라즈 파텔 외환 전략가는 "유로 약세가 시장을 좌우했다"며 "ECB의 매파적인 단어에서 일부 위험이 있었지만, 시장에서는 어떤 반응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텔 전략가는 "드라기 총재의 Q&A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좋고 상식적인 해결 방법이 금융 안정 위험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뒤집어보면 노딜 브렉시트가 금융 안정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발언 때문에 유로와 파운드가 하락했는지는 의문이지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유로화는 상승하기도 했다.

달러-유로는 1.1430달러로, 1.14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유로화를 짓누르는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와 예상보다 약한 경제지표 영향으로 이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달러는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파운드-달러 역시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BK에셋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이사는 "드라기 총재는 정치적인 위험은 무시하고 통화와 경제 성장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이날은 정책에 외부 위험이 있다는 정도만 인정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렉시트와 이탈리아 예산안과 같은 정치적인 위협이 강조되고 있어서 현시점에서 유로 숏 포지션은 주목된다"며 "단기간 위험은 모두 정치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유로-달러 약세가 지속하고 있어서 ECB가 놀랄 만큼 낙관적인 스탠스를 나타낸다면 숏 스퀴즈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어떤 놀라움도 주지 않았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의 배리 맥앤드루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CB는 현재 가이던스에 따라 움직이는 '자동조정장치(autopilot)'이며 최근 이탈리아 불안에도 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ECB는 위험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목표를 하회했지만, 임금 인상 압력에 작은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ECB는 덜 완화적인 정책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1달러(0.8%) 상승한 67.3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뉴욕증시 움직임을 주시했다.

나스닥 지수가 전일 장 후반 무너지며 7년 만의 최대 폭인 4.4% 이상 폭락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WTI도 이날 장 초반 배럴당 66달러 선 아래로 밀려나는 등 불안했다.

하지만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이날 전일 낙폭을 회복하는 탄력적인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유가도 동반 반등했다.

이란산 원유 수출 감소 부담도 지속했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중국석유공사(CNPC)는 아직 11월 인도되는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를 위반할 위험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이며, 미국 제재에도 이란 원유 수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미국 등 글로벌 원유재고 증가에 대한 부담은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일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630만 배럴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 원유재고는 5주 연속 증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사는 4분기에 원유시장이 초과 공급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수주 간 재고 증가 수준을 고려하면 원유시장이 초과 공급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도 최근 증산을 고려하면 원유재고를 줄일 수 있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내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당분간 증시의 위험자산 투자 심리와 연동돼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피오나 신코타 연구원은 "원유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제에 대한 공포와 우려가 원유 수요 공급 펀더멘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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