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미국 증시가 기업실적 우려 등에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로는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증시 충격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경로가 수정되는 등 정책적 변화가 나올 수 있고, 달러화 강세 압력도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까지 6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24일에는 주요 지수가 모두 3% 넘게 급락했다.

지난밤(25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모두 반등에 성공했지만, 장 마감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아마존과 구글 등 핵심 IT기업 주가가 급락세를 보여 하락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 급락세에 글로벌 증시가 공포에 떨고 있다. 올해 들어 신흥국 경제위기 우려에 따른 일시적인 충격이 있었지만, 전 세계 경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미국 증시발(發) 충격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충격이 길게 보면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란 의견도 있다.

최근 주가 급락은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3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공세와 이란 제재 영향 등이 작용한 결과다. 미 연준도 단기적으로 급등한 금리(이자 비용)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발언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이후 급격히 높아진 금리는 주가 하락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증시 급락은 역설적으로 한국 증시 반등 환경을 조성한다"며 "반등 열쇠를 쥐고 있는 연준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금융시장 충격 없이 신흥국 금융환경을 긴축하는 연준과 트럼프의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그간 연준과 트럼프는 나홀로 위대한 미국 증시를 배경으로 신흥국 증시 폭락을 방관해왔지만, 결국 미국 증시를 살리기 위해 연준과 트럼프는 기존 정책 경로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KB증권은 연준의 정책 변화 등이 나타나려면 주가 급락 이외에 미 경제 전반이 둔화하고 있다는 근거가 나와야 한다고 평가했다. 당장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이 나오긴 어려운 시점이란 얘기다.

이은택 연구원은 "무역갈등 완화 여부는 다음달 29일 주요2개국(G20) 정상회담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더 낫다"며 "다만, 연준의 긴축 기조 전환도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경제 데이터로 증명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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