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아마존과 구글 등 주요 기업 실적 실망으로 또다시 큰 폭 하락해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뉴욕증시 등 글로벌 증시 불안이 재개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로 위험 회피가 뚜렷해진 가운데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와 최근 급락 반작용으로 0.4% 반등했다.

3분기 성장률은 시장 기대 이상이었지만, 양호한 성장 지표도 핵심 기술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위축된 투자 심리를 되살리는 역부족이었다.

미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계절 조정치)가 연율 3.5%라고 발표했다. 전분기 4.2% 성장보다 둔화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가 집계한 예상치 3.4%보다는 양호했다.

강한 소비가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3분기에 4.0% 증가했다. 약 4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 2분기에는 3.8% 늘었다.

3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6% 상승해, 전분기 2.0% 상승보다 둔화하는 등 물가 급등 우려도 완화했다.

다만 3분기 수출이 감소하고 투자 증가율도 이전보다 큰 폭 줄어드는 등 지표 세부적으로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도 있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내놓은 아마존과 구글은 모두 예상보다 양호한 3분기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매출은 기대에 못 미쳤다.

매출 부진에 따라 무역전쟁과 달러 강세, 금리 상승 등으로 향후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한층 키웠다.

장중 큰 폭의 반등과 반락이 반복되는 변동성은 여전했다.

중국 금융시장 관련 불안도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 수준에 근접하는 등 위안화 약세가 지속했다.

장 마감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한 가운데 등급 전망만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6.24포인트(1.19%) 하락한 24,688.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88포인트(1.73%) 내린 2,658.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1.12포인트(2.06%) 급락한 7,167.21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2.97% 급락했다. S&P500 지수는 3.94% 내렸고, 나스닥은 3.78%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3분기 성장률 지표와 아마존과 구글(알파벳) 등의 매출 부진 여파를 주시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539포인트 하락하고 S&P 500지수는 2% 가까이, 나스닥은 3% 이상 폭락하는 등 패닉 성 움직임이 이날도 재연됐다.

S&P500 지수는 장중 한때 9월 말 고점에서 10% 이상 하락해 올해 두 번째로 조정 영역에 들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도 제기되면서 주요 지수는 저점 대비해서는 낙폭을 다소 줄여 마감했다.

장중 큰 폭의 반등과 반락이 반복되는 변동성은 여전했다.

중국 금융시장 관련 불안도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 수준에 근접하는 등 위안화 약세가 지속했다.

중국이 기술 탈취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미국 측이 무역 대화에 임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전일 나오는 등 미국과 무역전쟁 우려도 상존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아마존 주가가 7.8% 폭락했다. 구글(알파벳 A)은 1.8% 하락했다. 대장 주 애플 주가도 1.6% 내렸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임의 소비재가 3.55% 급락해 가장 부진했다. 커뮤니케이션도 2.4% 내렸고, 기술주는 1.87% 하락했다.

3분기 성장률이 양호했지만, 다른 지표는 부진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98.6으로, 전월 확정치인 100.1보다 하락했다. 예비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 집계치 99.0에도 못 미쳤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및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로이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환상적인 펀더멘털이 사라지나'하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며 "수주 간 미국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7.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25% 하락한 24.1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9bp 하락한 3.077%를 기록했다. 3주 전 3.227%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된 하락세로, 최근 3주 동안 가장 낮은 수치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 떨어지며 12bp 떨어졌다. 지난 5월 25일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3bp 내린 2.810%를 보였다. 5주래 최저치로, 이번 주 9.7bp 떨어졌다. 이번 주 하락 폭은 2016년 6월 이후 최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3bp 떨어진 3.315%를 나타냈다. 이번 주 6.5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7.3bp에서 이날 26.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주식시장과 민감도가 커진 미국 국채시장은 이날도 역시 글로벌 주가, 뉴욕 주가에 따라 움직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무역 공포,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취약해진 사이 미 국채 값은 무위험자산으로 수요가 늘며 상승 랠리를 보였다.

주가가 오르면 국채 값은 내려가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국채 값은 오르는 역상관 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폭락하다 25일 큰 폭 반등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다시 주요 기술주 실적 우려가 불거지며 다시 큰 폭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약세가 가속하며 미국과의 무역 분쟁 우려 역시 커졌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정책 실패가 될 수 있다는 인식 역시 생겨나고 있다.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 경제학자는 "위험 회피 거래가 안전투자를 되살리면서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채권 전략가는 "주가가 심각하게 하락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나고 있다"며 "현재 두려워하는 것은 움직임의 속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연방기금선물에 따르면 내년 6월 말까지 3번 이상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3주 전 42%에서 이날 25%로 떨어졌다.

높아진 변동성에 위험 자산 기피 심리가 커졌고, 금, 일본 엔과 국채, 미국 국채 등과 같은 안전자산은 온종일 강세를 유지했다.

이날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지 않아 국채 값은 상승 폭을 줄이기도 했다.

낫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루 브레너 글로벌 채권 대표는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감세 효과가 사라질까, 관세가 더 위력적일까 이런 의문 속에 시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글로벌 경제에 제동이 더 걸릴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VB 에셋의 에릭 소자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GDP 수치는 연준의 관점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연준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1년 전에 이런 수치가 나왔다면 채권시장 반응은 다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위험 회피만 가득하다"고 말했다.

소자 매니저는 "이후 시장은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지출할 것인지를 지켜볼 것"이라며 "성장률이 3%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투자 지출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79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540엔보다 0.748엔(0.66%)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07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716달러보다 0.00363달러(0.32%)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5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96엔보다 0.44엔(0.34%)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0% 하락한 96.323을 기록했다. 이번 주 0.65% 올라 4주 만에 가장 좋은 흐름을 보였다.

간밤 아시아 증시에 이어 유럽 증시, 이날 미국 증시마저 큰 폭 하락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퍼졌고, 달러는 최근 흐름과 달리 약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공포가 여전한 데다, 역외에서 중국 위안화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연일 하락하고 있어 안전통화 강세가 돋보였다.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일본 엔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며 달러-엔은 112엔대를 내줬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다른 자산보다 엔화가 가치를 잘 지킬 것이라는 믿음에 엔화로 몰렸다. 엔과 함께 금값이 강세를 보여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했다.

달러도 안전자산 범주에 속해 최근 올랐지만, 이날은 차익실현 움직임에 일제히 하락했다. 실제 이날 장 초반 달러지수가 2주래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최근 달러는 지속 상승했다.

BMO캐피털의 그레이드 앤더슨 글로벌 대표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다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달러를 팔았을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날이어서 투자자들이 포지션 변동 압박을 받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D증권의 메이즌 이사 전략가는 "재정부양과 우호적인 금리 차별화가 달러를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기세가 떨어졌다"며 "미국만 예외여서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는 촉매제가 어디서 나올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일단 중간선거라는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 등으로 계속해서 하락하던 유럽 관련 통화에는 숏스퀴즈성 저가매수가 들어와 반등했다.

장 초반 파운드-달러 1.2796달러로 7주래 최저치를, 유로-달러는 1.1353달러로 10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달러는 1.14달러대를 회복했고 파운드-달러도 소폭 상승했다.

3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국내총생산(GDP) 영향도 길게 가지 못했다. 좋은 수치에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덜며 GDP 발표 직후 달러지수는 상승하기도 했다.

앤더슨 대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GDP 숫자에서 1.8%를 깎아 먹었지만,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 부과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가치가 올랐다"며 "특히 부드러운 인플레이션에 안도했으며 연준이 이를 기꺼이 이용한다면 12월에 금리 인상을 멈출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위안은 0.08% 하락한 6.9425위안을 기록했다. 달러-위안은 역외에서 장초반 상승, 위안화 가치가 2016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심리적으로 중요한 달러-위안 7위안 선을 앞두고 있어 시장에서는 위안화 추가 매도,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위험통화는 장초반 약세를 보이다 달러가 하락 압력을 받으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호주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다 0.2% 올랐고 뉴질랜드 달러 역시 2주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다 0.1% 상승했다. 장중 1% 이상 움직이며 변동성이 컸다.

스코티아뱅크의 샤운 오스본, 에릭 데오렛 외환 전략가는 "미국 기술주의 실망스러운 실적과 중국 위안화의 약세 확대에 따른 위험 회피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 전략가는 "미국 어닝시즌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6달러(0.4%) 상승한 67.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2.4%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3분기 성장률 지표와 뉴욕증시 움직임, 이란 원유 수출 감소 우려 등을 주시했다.

이란 원유 수출 감소 우려가 부상했다. 이라크는 이날 미국 제재를 준수하기 위해 오는 11월부터 자국 북부 키크루크 지역 유전에서 이란으로의 원유 수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에는 시노펙 등 중국 국영 석유 기업들이 오는 11월 인도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여기에 유가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저점 인식도 가세하면서 시장이 지지력을 보였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험 회피 심리가 지속하고 있는 점은 원유시장 투자 심리도 위축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또다시 5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여전한 불안을 노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장 진입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3.5%로 예상보다 좋았지만, 아마존과 구글 등 핵심 기술기업이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매출을 발표한 점이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이에따라 유가도 장 초반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노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이사가 내년 원유시장이 공급 우위 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원유 생산 증가에 대한 부담도 유지됐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 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는 875개로 전주보다 2개 늘었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에 따른 유가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리터부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증시 변동성이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면서 에너지 가격도 미국 증시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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