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의 '스마트 머니'(smart money)가 중국증시로부터 빠져나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증시를 부양시키려는 당국자들의 지지 발언과 정부의 부양책에도 핵심 투자자들은 중국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레버리지 트레이더들이 대출금을 활용해 중국 본토증시에서 매수한 주식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총 매수 규모가 거의 4년래 최저치 수준인 7천658억 위안(약 125조2천억 원) 부근에서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주간 동안에도 교차거래를 통해 중국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합인포맥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후구, 선구퉁으로부터는 40억1천677만 위안(약 6천589억 원)의 해외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주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가 각각 1.9%, 2.12%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자금 유출은 다소 이례적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증시 소비재 업종으로 하나로 알려진 귀주모태주는 지난주 8.9% 급락했다.

이는 주간 하락 폭으로는 지난 3년래 최대 수준이다.

SCMP는 지난주 중국증시가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이 안정세는 언제든지 다시 뒤집힐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증시는 이달 4년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올해 20% 이상 추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와중에 그림자 금융에 대한 당국의 감독은 심화하고, 중소기업들이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만큼 투자심리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우칸 동오증권 투자매니저는 "정부의 부양조치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서 "(부양책이) 스마트 머니를 보유한 투자자로 하여금 (중국의)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는 시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MP는 현재 상황에서 중국증시에 적극적인 매수 행태를 보이는 주체는 중국의 '국가대표팀'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대표팀'은 중국증권금융공사(증금공사)와 중앙회금공사(회금공사) 등 중국 정부를 대변해 주식을 거래하는 국영 기업을 일컫는다. 중국에서는 국가대표팀을 의미하는 '궈자두이(國家隊)'로 불린다.

국가대표팀은 지난 2015년 중국증시 폭락 사태 때 증시를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지난주 국부펀드가 중국증시를 지지하기 위해 대형주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를 통해 중국증시가 지난주 후반 안정세를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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