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2,000선이 미국발 충격에 번번이 무너지면서 금융시장의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29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011)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07년 11월 9일, 2011년 8월5일에 2,000선을 내줬다.

이후 2011년부터 2017년 초반까지 2,000선 언저리에 머무르다 2017년들어 2,600선까지 치솟았다.

올해 1월 29일 2,600선을 웃돈 후 점점 내려오는 흐름이 과거 레인지로도 높은 수준인 셈이다.

2007년 11월에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진 후 2008년초 반등을 시도했으나 다시 떨어졌다.

당시 주가지수는 2008년 5월부터 10월까지 불과 5개월 만에 892.16(2008년 10월27일)까지 추락했다.

금융위기의 충격파가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던 시기였다.

공포심리가 극에 달했고, 신흥국은 더욱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코스피는 몇 개월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2011년에 코스피가 2,000선을 내준 것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 때문이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2011년 8월 5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하면서 신흥국 증시는 물론 외환시장도 몸살을 앓았다.

이후 8월말에는 일본 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이날 코스피 2,000선 붕괴도 미국 증시 조정의 충격에서 비롯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우려에 주요국 증시도 연달아 흔들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눈빛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증시에서는 이번 코스피 2,000선 붕괴는 과거 코스피가 2,000선을 내줄 때와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포심리가 퍼져있지만 2012년, 2013년, 2015년 일시적인 조정을 받았던 시기와 큰 차이가 없다는 관측이다.

미국 금융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어서 투자 심리가 더 이상 훼손될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대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공포, 탐욕 지수는 올해 2월 수준과 유사하다"며 "과거 조정기와 비슷한 현 상황을 2008년 금융위기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려우며 변화의 계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11월 위기'의 공포는 점점 번져나가고 있다.

심리적으로 강한 지지 레벨인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면서 비관론이 우세해진 탓이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의 영향 외에도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경제 정상화 지연,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이 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미국 정책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동반되는 국면에서는 어김없이 위기가 발생했다"며 "이번에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가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위기의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무역갈등 장기화로 중국 경기 경착륙이 현실화된다면 무엇보다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이 클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2019년 초반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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