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대내외 요인들로 인해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전망도 속속 빗나간 상황에서, 롱텀펀드의 매도세도 초래됐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요 외국계 IB가 제시한 올해 코스피 전망치와 현재 주가와는 600포인트 이상 괴리가 났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은 올해 코스피가 2,800, 2,6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었다.

주요 외국계 IB는 국내 증권사보다는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은 편이었다. 그러나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전망치와 괴리는 커졌다. 지수 흐름이 '상고하저'일 것이라는 예상만 맞아떨어진 셈이다.

7월에 접어들며 코스피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서자, 외국계 증권사도 전망치를 더 보수적으로 수정했다.

이 당시 노무라는 코스피 연간 전망치를 기존 3,000에서 2,600으로 하향했고,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UBS, 씨티 등은 한국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시현하고 있고, 저평가 국면에 있다며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JP모건도 '비중확대'를 권고하며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증시는 급락했고, 7월 이후 이달까지 코스피 낙폭은 12%에 달했다.

외국계 IB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외국계 자금도 국내 증시에 등을 돌렸다. 단기 헤지펀드 자금이 아닌, 뮤추얼펀드, 롱텀펀드 등 장기 투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우려감을 더했다.

테마섹은 지난주 자회사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셀트리온 지분 2.9%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최근 네이버 지분 2.2%를 매각한 주체도 외국계 롱텀펀드로 추정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 투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차익 시현에 나선 것은 주가가 꼭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거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이 ETF를 매도하는 것은 우리나라 고유의 문제라기보다는 신흥국 전반에 대한 심리가 약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개별 주식의 경우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펀더멘털을 따라 지수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어서, 외국계 IB도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방향을 예단하기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변동성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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