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1일(미국 동부시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지만, 뉴욕 금융시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무디스 발표 후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무디스의 분석에 대한 시장의 답은 "틀렸다"인 셈이다.

금융 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무디스의 주장이 역설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규모를 줄이지 못하면, 다시 말해 미 의회가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단기 처방만 내놓고 장기적으로 부채를 줄이지 못하면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것이 무디스의 경고였다.

하지만, 매체는 연말 세금 감면 기한이 끝나고 정부 재정 지출을 일시에 줄이는 `재정절벽'이야 말로 국가 부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재정절벽이 일어난 첫해 정부 재정 적자는 5천억달러가 줄어든다.

재정절벽이 유지되면 정부의 재정적자 비율은 현재의 7.3%에서 2018년 GDP의 0.4%로 떨어진다. 미 정부와 의회가 노력하지 않아도 재정절벽은 나타나고 무디스가 지적한 부채 문제는 단번에 해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정절벽이 정말 해법일까.

CBO는 재정절벽만 나타나도 미국 경기는 바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벼랑 끝에 서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무디스의 경고는 시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재정절벽이 나타나면 미국의 부채 상환 능력은 상향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라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이 변덕스런 신용평가사의 발표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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