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채권시장은 9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극심한 눈치보기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미 주가와 채권금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재료로서의 강도는 약할 것으로 보인다.

국고 30년물에 대한 투자 열풍은 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전일 장외시장에서 첫선을 보인 30년물은 연 3.02%에 거래를 마쳤다.국고 20년물 3.05% 보다 3bp 낮은 수준인 것은 물론 10년물 금리(3.01%)보다 불과 1bp 높은 수준이다.

국고 30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역전이 임박한 상황이라 10년물과 20년물 등 기존 장기물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외국인의 현물채권 매수세가 꾸준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들은 장외시장에서 13거래일 연속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 5거래일 동안은 하루 평균 2천억원 이상의 채권을 사들이는 등 갈수록 매수 강도가 세지는 추세다.

다만, 외국인 매수가 3년 이하 중단기채에 대부분 몰리면서 듀레이션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고려돼야 한다.

9월 금통위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등 불확실성이 큰 대형 이벤트가 임박해 공격적인 매매는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와 동결 전망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지만,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는 시행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는 분위기다.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 위헌 결정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디스 등급 강등 경고에도 美주가.금리 상승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다음날부터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무역적자 지표가 양호하게 나와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69.07포인트(0.52%) 상승한 13,323.3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ESM 위헌 여부 판결은 기독사회당 소속 의원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새로운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상대로 헌재에 위헌소송을 제기해 지연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독일헌재는 판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날 자국이 올해 7.5%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의회가 내년 의회 예산 협상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추지 않으면 최고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러나 독일 헌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크게 쏠려 있어서 무디스의 경고는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지난 7월 무역적자는 대(對) 중국 적자에도 유가 하락에 힘입어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상무부는 7월 무역적자가 0.2% 증가한 420억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40억달러를 예상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국채입찰이 호조를 나타냈음에도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여 하락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bp 오른 연 1.698%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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