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새로운 국채매입 프로그램인 OMT(Outright Monetary Transaction)를 발표했지만, 성공적으로 유로존을 구제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다우존스가 12일(유럽시간) 진단했다.

유로존 구제에 필요한 자금줄을 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드라기 총재에게 '성스러운 무기'를 맡겼으나 그가 이 무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새로운 국채 매입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이것이 '조건부'임을 명확히 했다.

지원이 필요한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국가 사이에서 각자 만족할 만한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다우존스는 그러나 이미 독일인들이 유로존 주변국에 대한 지원에 반대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 프로그램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ECB 정책위원회가 이 프로그램을 승인하는 것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드라기 총재가 분데스방크의 지원없이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밀어붙인 것은 담대하지만, 일부에서는 다소 위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에서 세 명의 핵심 인물 즉 외르크 아스무센 ECB 집행이사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방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렇다고 해도 독일 유권자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장을 고려하면 ECB가 제시하는 '조건부'가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드라기 총재가 OMT를 진행하는 대가가 바로 이 조건부인 것이다.

다우존스는 드라기 총재가 사실상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굴러갈지 특히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어떤 조건이 부과될지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거대한 도박'이라고 진단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아직 ECB의 제안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긴축 부담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의 반발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다우존스는 그러나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은 두 국가가 약속한 조건을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의 찬성을 얻고자 조건부 구제금융을 하겠다고 강력히 주장했지만 두 국가가 이를 어기면 드라기 총재의 운신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만약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약속을 어겼을 때 드라기 총재가 국채매입을 중단한다면 이는 시장에 패닉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유로존의 미래에 대한 공포를 재부각시킬 수 있다.

드라기 총재가 두 국가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독일의 지지를 완전히 잃을 위험이 있다.

이는 결국 ECB가 힘을 잃는다는 의미이며 결국 유로화의 종말과 같은 뜻이 된다.

다우존스는 드라기 총재가 유럽을 무질서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단지 한 발이 장전된 총을 가졌다면서 그가 총을 똑바로 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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