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을 하루 앞두고 Fed의 선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ed가 추가 부양책 시행을 결정한다면 3차 양적완화(QE3)와 제로 기준금리를 연장하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시장이 그리는 대략적인 밑그림이다.

그러나 Fed가 행동에 돌입할 때도 부양책의 각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정책 효과는 다를 수 있다.

특히 QE3는 매입 대상이 되는 자산 및 매입 규모, 기간 등이 어떻게 결정될지가 관심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간) Fed가 내놓을 부양책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때 고려할 4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QE3의 구조 = 지난 두 차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에서 Fed는 채권매입 규모와 기간을 미리 확정해 발표했다.

QE1는 2010년 3월까지 12개월 동안 1조2천500억달러의 주택담보대출유동화증권(MBS)을 매입한다는 내용이었고, QE2는 2011년 6월까지 8개월 동안6천억달러의 국채를 산다는 것이었다.

QE3는 이와 달리 매입 규모와 기간을 특정하지 않는 개방형(open-ended)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산매입 규모와 기간을 설정하되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추후에 매입량을 더 늘릴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시나리오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개방형 프로그램은 부양책에 반대하는 매파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 매입량을 신축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경제 회복이 가시화하면 부양책을 끝낼 수 있어서다.

Fed가 만약 4개월로 기간을 설정한 QE3를 발표하면 Fed는 대선이 끝난 다음 달인 12월 FOMC에서 부양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5개월이나 7개월짜리 프로그램이 나오면 내년 1월과 3월 FOMC에서 부양책을 계속 시행할지가 결정된다.

Fed가 더 과감한 부양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는 Fed 내 '행동주의파(activist)'는 대규모의 개방형 QE3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Fed가 큰 규모의 자산을 사들이기는 어렵다고 WSJ는 점쳤다.

Fed가 지난 6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말까지 연장하면서 매달 450억달러어치씩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Fed가 만약 MBS를 국채와 같은 분량으로 매달 사게 되면 Fed가 매달 매입하는 채권이 900억달러 규모로 증가, QE2 때의 월간 평균 매입량 750억달러보다 커진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어떻게 할까 = QE3를 내놓을 경우 이미 가동되고 있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서둘러 종료시킬 것인지 아니면 두 프로그램을 병행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Fed가 QE3로 MBS와 국채를 사기로 하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종료시킨다면, 지난 두 차례의 QE와 가까운 모습이 된다.

QE3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대체하면 단기 국채를 매도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장기 국채를 계속 사들이면서 QE3로는 MBS만 매입하는 시나리오도 점칠 수 있다.

이 방법은 QE3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보다 통화량 증가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과의 의사소통 = 추가 부양책을 실시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도 Fed의 고민거리다.

Fed가 경제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는 근거를 댄다면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

경제 회복 속도가 느리고 고실업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든다면 Fed의 부양 의지를 시장에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인플레를 촉발할 우려도 있다.

WSJ는 Fed가 정책의 내용만큼 이를 이해시키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써온 점을 상기시켰다.

▲초과지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아 = QE3, 제로 기준금리의 연장과 함께 초과지급준비금금리(IOER,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 초과분에 제공하는 이자)의 인하 가능성은 항상 단골로 거론되는 부양 방안이다.

0.25%인 이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춰 은행들의 대출이 늘리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IOER 인하는 그러나 단기자금시장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은 사안이다.

WSJ는 반대 의견이 많은 데다 결정하기 어려운 다른 사안이 많은 상황에서 Fed가 IOER을 낮추는 방안을 선택하지는 불확실하다고 봤다.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