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가 미국 채권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온 데 따라 강세전환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 주말 미국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5bp나 오른 연 1.868%에 마감하며 지난 5월 이래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Fed가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은 것까진 괜찮았으나 주택담보대출유동화증권(MBS)을 사들이기로 하면서도 국채는 매입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게 빌미가 됐다. MBS 연계 현물채권 매도세가 대규모로 나오며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추가로 시중에 유동성이 대거 풀리게 된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도 점증했다. 기대 인플레를 측정하는 지표인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국채수익률

-TIPS 수익률)는 지난 14일 2.63%를 기록, 지난해 5월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2.63%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는 의미로, Fed의 장기 인플레 목표치 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하는 것도 채권시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Fed도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자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채시장 여건의 급속한 변화는 서울채권시장이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주 코스피는 2,000선을 돌파했다. 원화자산 중에서도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통화정책 여건도 채권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다.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시기적으로 연내 추가 2회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나마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외국인은 지난주 9천억원의 국고채를 포함해 1조4천억원 이상의 원화채를 순매수했다. 재정증권과 통안채 등 단기물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외국인 매수 지속은 시장심리 안정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한 점도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수급 여건을 개선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미 증시는 소폭 상승 그쳐 =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미국 Fed가 전날 발표한 QE3 효과가 이어지면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53.51포인트(0.40%) 뛴 13,593.37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미국의 소규모 독립 신용평가사인 이건-존스가 장 막판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발표하면서 상승 폭을 줄였지만 곧바로 회복했다.

이건-존스는 3차 양적완화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미국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이건-존스는 "연준이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MBS를 매입하기로 한 3차 양적완화가 미국 경제를 해칠 수 있다"고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의 소비자심리와 소매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톰슨 로이터/미시간대는 9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79.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74.3은 물론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 75보다 높은 수준으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 증가해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5%를 상회하는 수치다.

미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였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