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서울채권시장의 시선이 통화당국의 정책 스탠스에 쏠리고 있다. 채권시장은 지난 연말부터 정체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달 금통위의 스탠스 변화 여부에 따라 제한적인 수준에서나마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2일 채권시장 딜러들은 이달 금통위가 지난달보다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할 경우 최근의 커브 플래트닝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가 지난달과 비슷한 시그널을 보일 경우에도 제한적인 수준에서 커브 플래트닝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국이 다소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내비친다면 금리인하 기대감이 재차 살아나며 단기 구간을 중심으로 강세 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딜러들은 세 경우 모두 시장의 변동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동결 후 전월보다 매파적 입장= 채권딜러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물가안정 기조 속에 지난달보다 더욱 매파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최근의 커브 플래트닝 압력이 다소 강화되며 단기 금리 위주로 조정 장세가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풍부한 대기매수세 속에 조정 뒤 금리가 재차 반락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시중은행 딜러는 "금통위의 스탠스가 다소 매파적이라면 금리 조정 압력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라며 "매파적인 강도가 과거 수준과 같다면 금리 상승폭도 제한적이겠지만, 다소 강한 어조가 나온다면 단기 금리를 중심으로 5bp 이내의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외은지점의 채권딜러는 "금통위의 매파적인 스탠스로 시장이 조정 압력을 받을 경우 3년 국채선물 기준 104.40 이하까지 가격대가 내려갈 수 있다"라며 "다만 기관들의 포지션이 가볍기 때문에 대기 매수세도 적지 않게 유입될 수 있어 낙폭은 재차 반납될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증권사 딜러는 "한은은 지난달과 같거나 그 이상의 매파적 입장을 보일 수 있다"라며 "다만 기준금리가 한동안 동결될 것이라는 인식이 많은 만큼 금통위 이벤트에 따른 금리 조정을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잡으려는 기관도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금리 동결 후 전월보다 비둘기파적 입장= 딜러들은 이달 금통위가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외경기 하방 리스크를 강조하며 다소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커브 스티프닝 압력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이 완화되며 커브 플래트닝이 진행된 만큼 이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외은지점 딜러는 "유로존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하나 지난달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반면 미국 경기 등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통위가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이 경우 최근 커브 플래트닝에 대한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며 "국채선물은 104.60대에 안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중은행 딜러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금통위가 비둘기파적 시그널을 보일 경우 국고3년물 기준 3.3% 하향 돌파를 시도하는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라며 "커브는 재차 스티프닝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금리 동결과 기존 입장 유지= 채권딜러들은 이달 금통위가 지난달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경우 최근의 금리 정체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증권사 딜러는 "한은은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에서도 뚜렷한 시그널이 나오기 힘들고, 시장의 보합권 장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외은지점 딜러는 "최근의 제한적인 커브 플래트닝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커브의 변동폭이 미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시장의 관망 심리는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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