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불어나는 운용자산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나오는 상황에서 마땅하게 돈을 '굴릴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보험사들의 관련 분야 투자 경험이 부족한 만큼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운용자산 규모는 392조7천억원으로 지난 2007년 같은 시기의 212조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생보사들의 자산 총액에서 운용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당시 75%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77%까지 치솟았다.

상대적인 비율로 따졌을 때는 2%포인트 증가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 환산하면 전체 자산 규모를 감안했을 때 200조원에 웃도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대형사들은 해외 부동산과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 8월 영국 런던 중심지에 있는 지상 8층의 한 법률회사 본사 건물을 사들였다.

분야는 다르지만 삼성생명을 비롯한 일부 생보사들도 이같은 대안투자에 직간접적으로 발을 담그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기존 채권 투자로는 수익이 안 된다는 판단에 해외 부동산 펀드나 사모펀드 같은 새로운 방식의 자산운용 방식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다양한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해외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해외 부동산 투자와 SOC 투자에 대한 트랙레코드가 부족하다는 점은 우려스런 부분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와 같은 대안 성격의 투자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보험사들이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의 이러한 투자 다변화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 안목의 투자 방안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는 기존 투자 성과에 대한 분석이 아직 미흡한 만큼 충분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진 익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연장되는 분위기에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 국공채 투자에서 보험사들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결국 국내 SOC나 해외 부동산 투자"라고 말했다.

순수 민간자본인 보험사 운용자산의 SOC 투자는 국내 경기 활성화의 선순환을 도울 수 있고 보험사에도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진 연구원은 내다봤다.

진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 등 해외 부동산이 저점에서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험사들의 관련 분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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