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애플이 미국 증시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의 벽을 깨는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애플 주가가 아이폰5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18일 처음으로 700달러를 상향 돌파하고 나서 월가가 흥분하고 있다.

주가 신기록 행진이 이어져 이르면 내년 여름께 시총 1조달러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20% 상승한 700.09달러에 마감됐다. 시총은 6천563억달러였다.

애플은 지난달 21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닷컴버블 시기인 1999년 12월 세웠던 종전 최고치인 6천206억달러를 뛰어넘으며 미국 증시의 역사를 새로 썼다.

애플의 시총은 한달만에 5.3% 불어났다.

주가가 앞으로 52.36% 더 올라 1천66.72달러가 되면 애플은 시총 1조달러 벽을 넘게 된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74.23%나 오른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전문가들에게 질의한 결과 이르면 내년 8월16일께 애플의 시총이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좀더 보수적인 계산을 한 이들은 이보다 20개월 후인 2015년 4월9일을 신기록 달성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메타마켓츠의 마이클 드리스콜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아이패드와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2015년에 애플이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최근 몇 년 사이 보인 급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주가가 되레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BTIG리서치의 월터 피어식 이동통신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확실히 남다른 회사이긴 하지만 90년대 후반에는 노키아도 그랬다"면서 "노키아가 요즘처럼 고전할 것으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플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나서 추락을 거듭한 MS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MS는 2000년 이후 주가가 내려가기 시작, 현재 시총은 과거 최고치의 절반도 안 되는 2천615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이다.

그러나 애플이 열어젖힌 '스마트 혁명' 시대는 과거 PC 시대와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찰스 월맨 애널리스트는 "MS의 시총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는 PC 혁명이 20년이 지났을 때였고 지금은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애플의 아이튠즈를 이용하는 고객은 세계 인구의 6%에 달하는 4억3천500만명으로, 이 비율이 10~12%까지 늘어날 것으로 봐도 과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NYT는 애플이 TV산업에서도 스마트 혁명을 일으켜 연간 200억달러의 매출을 추가로 거두게 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애플은 지난 2011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이 20%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NYT는 "애플이 5년 전 아이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 사람들은 길에서 잠을 자가며 아이폰을 샀는데, 여전히 아이폰을 사려는 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시총 1조달러 돌파 가능성을 크게 봤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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