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이번 주 스페인은 중요한 한 주를 맞는다. 스페인 금융권에 대한 재정 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와 정부의 경제 구조 개혁안은 스페인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정부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국 경제가 훨씬 낫다고 본다.

경제 불균형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가계들은 부채를 줄이고 있으며 주택가격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스페인 경제는 완만한 침체 상태지만 정부는 3분기 성장이 2분기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을 6.5%로 관측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운명을 가를 요소는 은행 자본 확충 계획이다.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만이 주관한 금융권의 재정 건전성 평가는 28일에 나올 예정이다.

시장은 이 평가에 회의적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본 부족을 메우기 위해 1천억유로의 새로운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BBVA 회장은 지난주 스페인 은행들에 적어도 700억~800억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리버 와이만은 자본 부족액이 당초 평가됐던 620억유로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들이 어떻게 자본 부족액을 매우고 어떤 자산이 배드뱅크로 이전될지에 따라 금융권에 500억유로를 약간 웃도는 금액이 투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본 확충 계획이 나오더라도 스페인 금융권의 핵심적인 문제는 남는다.

UBS 자료를 보면 스페인 은행들의 예대율은 180%다. 금융권 위기에 직면한 다른 은행의 예대율이 통상 80% 선이라는 점에서 스페인 금융권의 예대율은 매우 높다.

여기에 잇딴 예금 인출로 금융권의 자금 조달 어려움이 더욱 심해졌다. 스페인 은행들은 GDP의 40%에 해당하는 4천억유로를 ECB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본 확충 계획이 시행되더라도 의존 규모는 1천억유로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시장 접근성을 회복해 ECB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 이상 대차대조표 축소 압력을 계속 받아, 스페인 기업들의 신용 경색이 계속되는 한편 경제 위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현재 산탄데르, BBVA 등은 유럽중앙은행(ECB)의 'OMT(outright monetary transaction)' 발표 이후 은행채를 발행할 수 있지만 단기채에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처지다.

WSJ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재정 건전성 평가가 엄격하게 시행됐으며 부실 자산이 적절히 파악됐고 그 가치가 제대로 매겨졌다는 것을 시장에 확신시키라고 주문했다.

라호이 총리가 외국계 자금을 다시 스페인 금융권으로 흐르게 할 수 있다면 최근에 나타난 금융시장 랠리가 계속될 수 있지만 은행 개혁에 대한 어설픈 계획은 내년에 또다른 재자본화 계획 발표로 이어질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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