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태동기였던 1979년에 '최초의 여성 외환딜러'로 출발한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이 33년간 외환시장에서 겪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초보자도, 베테랑도 자신 있게 속단할 수 없는 외환시장, 그만큼 도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매주 목요일 김상경의 외환이야기를 통해 외환딜러들의 삶과 알토란 같은 외환지식을 만나면서 '아는 사람만 알던' FX시장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외환시장의 참여자들



외환거래는 명성과 믿음을 바탕으로 주요은행들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도매(wholesale)시장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융기관, 외환 브로커, 시장조성자 (market maker) 거대기업, 투자회사, 헤지펀드나 연기금 같은 기업들이 외환시장에 참여하면서 참여자들의 폭은 더 다양해졌다.

게다가 개인투자자들까지도 외환시장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외환시장이 과거와는 다른 대중적인 투자대상으로 변모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는 외환 브로커들이 개인들이 쉽게 인터넷상에서 외환시장에서 트레이딩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소매 (retail) 시장이 탄생하게 되었다.

통화가격은 수많은 참여자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외환시장에 참여자가 많이 참여할수록 사고파는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 거래량이 증가한다.

이제는 특정참여자가 거액으로 거래한다 해도 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시장이 됐다.

√인터뱅크 딜러

외환시장의 꽃은 단연 인터뱅크 딜러들이다. 이들은 단기매매를 통한 이익을 목표로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외환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단기매매란 분초를 다투면서 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이 말하는 단기매매는 하루나 이틀 정도를 말하지 않는다.

이들은 은행을 대신하여 고유계좌를 가지고 직접 시장에서 사고팔고 한다. 인터뱅크 딜러는 단기적으로 사고파는 일중매매를 하는 딜러부터 장기 거시경제를 바탕으로 거래하는 딜러까지도 포함한다.

금융기관에서는 인터뱅크 딜러들에게 포지션을 가질 수 있는 한도와 손실한도를 준다. 어느 정도까지 리스크를 부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권한과 한도를 주는 것이다.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얼마까지를 손실로 부담할 것인가를 허용하는 한도를 말한다. 트레이딩에 대한 권한은 은행마다 명문화된 문서를 딜러별로 주워진다. 포지션 한도와 손실 실현한도는 딜러마다 금액으로 정해준다.



√선물환딜러

선물환 딜러란 현물환 밸류 데이트(2영업일 이내)보다 더 먼 날짜 (value)를 거래하는 딜러를 말한다. 즉, 2영업일 이후의 자금을 서로 주고받는 거래를 말한다. 이들은 현물환거래를 제외한 통화스왑계약이나 다른 이종 통화의 이자율 리스크도 관리한다.



√옵션 딜러

옵션딜러란 은행의 통화옵션 만기가 남은 포트폴리오나 북을 관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자신의 통화옵션 포트폴리오를 현물환시장에서 헤지하는 거래를 할 수도 있고, 옵션 전략에 따라 자신의 오픈포지션을 가져갈 수도 있다. 또 고객의 요청에 따라 옵션가격도 제공해주면서 외환시장에 참여한다.



√마케팅 딜러

마케팅 딜러란 인터뱅크 딜러로부터 트레이드 가격을 받아서 자신의 고객과의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딜러를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고객에게 지금 시장에서 누가 사고파는지에 대해 흐름도 설명하고, 기업의 위험 헤지를 위해 현물환, 선물환, 스왑과 옵션 트레이딩에 대한 전략을 추천하기도 하면서 이익을 남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투자자들

글로벌 금융투자자들은 외환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한다. 이들은 그들이 원하는 다른 투자 거래를 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참여한다.

예를 들면 일본의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외환거래를 한다거나, 한국의 주식시장이나 정부채권에 투자하려고 외환거래를 한다. 또 중국의 부동산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 위안화 거래를 한다.

따라서 이들의 목표는 외환시장에서 사고팔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를 하기위해 외환거래를 이용할 뿐이다.



√국경을 넘은 M&A거래자들

국경을 넘는 M&A 거래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국제적인 기업들이 글로벌 경영을 하다 보면 국경을 넘는 인수합병이 자주 일어난다. 다른 나라의 회사를 사들이려면 거액의 외환거래가 수반된다.

글로벌 M&A 거래의 발표는 딜러들에게는 호재거리이다. 만일 독일의 전력회사가 프랑스의 전력회사를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가 나면 딜러들은 유로화 대 유로화의 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분석하지만, 한국의 의약회사가 일본의 의학회사를 사들인다는 발표를 보면 한국회사가 그 거래를 위해 원화를 팔고 엔화를 사야하는 거래를 해야 하므로 외환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 분석한다. 만일 두 회사가 서로 주식을 맞교환한다면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헤지펀드 투자자들

헤지펀드란 투자지역이나 투자대상 등의 규제를 받지 않고 고수익을 노리며 투자하는 투기성자본이다. '헤지'란 본래 위험을 회피 분산시킨다는 의미이지만 위험회피보다는 투기성격이 더 강하다.

뮤추얼펀드가 다수의 소액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개모집하는 펀드인데 반하여, 헤지펀드는 소수의 고액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사모투자자본 형태이다.

뮤추얼펀드가 주식, 채권 등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데 반해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뿐만이 아니라 외환, 파생상품 등의 고위험,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헤지펀드는 레버리지 펀드의 타입이다. 예를 들면 1억불의 헤지펀드를 외환시장에서 운영하게 된다면 5억불에서 20억불까지도 레버리지를 일으켜 외환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한다.



√FX 마진 트레이더들 (개인투자자)

현물환을 거래하는 온라인 개인투자자들도 외환시장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단기거래자이다. 단기거래를 하는 딜러들은 보통 20~30 핍스 정도를 바라보고 시장에 들어와서 외환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해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외환거래량이 해마다 올라가는 이유도 이들 개인투자자가 이익을 목표로 온라인상에서 외환거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은 몇 년 전만 해도 헤지펀드, 글로벌 은행들, 다국적기업이나 세계적으로 돈 많은 갑부들이 참여하는 시장이었으나 몇 년 전부터 인터넷 기반을 둔 기술혁명이 일어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외환트레이딩에 참여하면서 외환시장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례로 일본의 FX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은 도쿄외환시장(현. 선물환, 스왑 등 포함) 거래량의 3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이미 개인투자자가 외환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일상화돼 버렸다.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을 시장에 가지고 들어와서 그들의 전망에 따라 시장에 유동성을 증가시키면서 외환거래를 한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외환시장에서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개개종목을 분석하여 거래하는 것보다 좀 더 단조롭고 예측가능한 외환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중앙은행의 포트폴리오 관리자들

지구 상에 대부분 나라는 외환보유액 통화로 달러화를 제1위로 지목한다. 2007년 4월 IMF 자료에 의하면 각국의 외환보유액의 구성 중에 65%가 달러화였고, 나머지 35%가 유로화나 엔화라고 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무역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려고 발행된 미국의 재정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달러화가 세계 원자재, 에너지, 금속, 교역 등을 미 통화로 결제하는 점 역시 각국의 중앙은행이 달러화를 신뢰하는 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각국의 중앙은행은 그들의 외환보유액을 다양화하려고 달러화를 팔고 다른 주요통화들을 유입하기도 했다. 그 대상을 유로(EUR)화, 엔(JPY)화 그리고 조금은 파운드(GBP)화로 대체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통화로서는 단연 달러화를 선호하는 것이 아직도 각국의 중앙은행의 추세다. 다만, 외환보유액의 다양화를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새로이 진입되는 무역흑자물량을 달러 이외의 다른 통화로 대체하는 정도이다.

세계에서 달러화 역할과 비슷한 투자 대안이 아직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의 중앙은행 견해이다.

예를 들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그들의 외환보유액 중에 70% 이상을 미달러화 자산으로 보유하면서 미달러화가 약세로 갈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중국이 미달러화를 시장에 대량 매각할 때 급격한 달러화 약세로 인한 중국의 재정 불안을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염려하는 편이다. 2010년 중국이 한국과 일본 양국의 국채 매입에도 관심을 보였지만 대규모의 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은 지난 몇 년간 외환시장의 큰손으로 톡톡히 역할을 해왔다. 달러화가 올라가면 팔고, 달러화가 약세로 갔을 때 다시 되사고, 유로화가 약세로 가면 다시 샀다가 다시 높은 가격에 되파는 행위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각국의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거의 매일 사고파는 거래를 하면서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 은행의 딜러들은 실시간으로 중앙은행의 거래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BIS (The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는 스위스 바젤에 있어 국제은행 시스템을 만드는 준정부기관이다. BIS는 각국의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상 BIS는 은행의 적정자본조건을 만들도록 만들어졌으나, 외환보유액을 다양하게 투자하는 국가의 시장중개자 역할도 한다. BIS를 통해 거액의 외환보유액을 시장에서 사고파는 거래를 할 때에도 주의해서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G7 국가들(Group of Seven)

G7 국가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경제를 가진 7개국을 말한다.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이 G7 국가이다. G7 미팅은 선진 7개 국가의 원수들이 만나서 통화가치를 점검하는 파워 그룹이다.

G7 미팅의 주요협의 내용은 통화가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논의한다. G7 미팅이 있기 몇주 전부터 어떤 통화가 논의대상이 될지 여부에 딜러들은 관심을 둔다.

예를 들면 "어떤 특정통화가 그 나라 경제 펀더멘탈을 반영하지 못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라는 식의 논의가 회의에서 이뤄진다면 그 통화는 미래의 강세통화로 간주한다.

1985년 G-5 플라자 회의에서 여러 중앙은행이 달러화를 떨어뜨리려고 공동개입을 시도했다.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동시 다발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우선 그 규모에서도 어떤 다른 시장 참여자가 따라가기 어려운 거대규모의 시장 세력이 형성된다.



▲유동성, 유동성 & 유동성



유동성이란 사자(buy)와 팔자(sell)의 거래량 수준을 말한다. 선물거래는 주어진 시간 동안에만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24시간 거래되는 외환시장보다는 훨씬 유동성이 적다. 다시 말하지만, 외환 트레이딩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사항 중의 하나가 유동성이다. 왜냐하면, 유동성은 가격기능을 제대로 결정해 주는 주요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거래하는 통화의 유동성이 많다는 것은 가격변동이 다른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외환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이 첫째도 유동성, 둘째도 유동성, 셋째도 유동성이다. 외환 트레이딩을 시작하는 딜러라면 가장 큰 관심사를 자신이 거래하는 통화의 유동성이다.

앞으로 우리는 유동성에 관해서 너무나 자주얘기 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전술적으로 어떤 거래를 할 것인가를 따져보기보다는 우선 자신이 거래하는 통화 유동성의 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거대 헤지펀드가 수억 달러를 거래한다는 루머가 들린다면 이들이 외환거래를 성사시킬 시점에서 이들이 거래하는 통화의 가격이 얼마나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이 작은 금액을 가지고 거래하기 때문에 유동성의 수준을 따져보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외환시장의 가격은 브로커 또는 다른 정보매체에서 주워진 현재의 시장가격을 기초로 가격이 형성되고 있으나, 거래금액, 통화의 종류, 혹은 거래시각에 따라 유동성이 제각각 변화하면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접점이 올라가면서 환율이 올라간다.







필자 연락처: 서울 중구 퇴계로20길 50-8 한국국제금융연수원(☎02-778-0819)

e-mail: kifi01@naver.com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