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 수준인 1.30달러대로 내려서는 등 달러화의 상승 압력이 점차 가중되는 양상이다.

서울 외환시장 딜러들은14일 달러화가 일방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전 고점인 1,165원선 부근에서 한 차례 강한 저항을 받으며 유로화의 추가 하락 여부를 주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유로화 급락에도 달러화가 전고점 부근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힌 만큼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 매물벽에 대한 경계심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도 여전하다.

▲유로-달러 급락에도 고점 제한 = 달러화는 유로-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음에도 상승세가 제한됐다.

무디스의 유로존 주요국 신용등급 강등 경고 등으로 전일 유로-달러는 장중한 때 1.3162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10월4일 기록한 장중 저점인 1.3144달러 달러 이후 최저치다. 10월 당시 달러화는 1,208.20원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외환당국도 고강도 개입에 나서며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막아서야 했다.

하지만 전일 달러화는 당국의 이렇다 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음에도 1,163원에 개장가를 기록한 이후 장중 꾸준히 내림세를 탔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모처럼 고강도 달러 매입에 나섰지만, 수출업체들도 무더기 네고 물량을 쏟아내면서 달러화의 상승이 제한됐다.

지난 1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도 유로안정화기구(ESM) 증액을 반대한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 등으로 유로-달러가 1.3006달러까지 저점을 낮췄지만, 달러-원 1개월물의 고점은 1,163원선에서 제한됐다. 전일 1개물 스와프포인트(2.60원)을 감안하면 현물환율 기준으로 1,160원선 부근이다.

▲전고점 돌파여부.. 유로 1.30달러선 주목 = 딜러들은 역외 환율도 1,160원선 부근에서 상단이 막힌 만큼 달러화가 전고점인 1,164.80원(11월25일)선 부근에서강한 저항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다만 유로-달러가 1.30달러선마저 깨고 내려설 경우에는 달러화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A은행의 한 딜러는 "전일 장중 네고 물량이 쏟아졌던 점이 역외 시장에서 달러화 고점에 대한 경계심도 키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일보다는 네고 물량이 적게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경계심이 유지되면서 1,160원대 롱플레이가 제한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 당국도 달러화가 전고점을 테스트하면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인식이 팽배한 만큼 추격 매수 심리는 취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유로-달러가 1.30달러 선을 깬다면 매도세가 물러서면서 전고점 돌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B은행의 한 딜러는 "신평사들이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을 실제 강등하는 등 행동에 나서기 전까지는 레인지 등락이라는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달러화 1,160원선 위에서는 고점인식 매도세가 우위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C은행의 한 딜러는 하지만 "달러화가 재차 1,160원선 안착 시도에 나선 만큼 대규모 네고에 장중 꾸준히 반락하는 전일과 같은 흐름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날은 당국의 실제 움직임 여부가 전고점 돌파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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