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동부화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에 따라 그룹 리스크를 완화하고, 금융지주사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동부화재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그룹 리스크, 즉 금융 계열사의 자금으로 비금융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따른 위험이 해소된다는 의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작년 말 동부건설 지분 8.5%와 동부제철 지분 0.61%를 각각 매각했다. 이에 따라 동부화재가 보유한 동부건설 지분은 5.19%, 동부제철 지분은 4.9%로 각각 낮아졌다.

동부화재는 금융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따른 법률(금산법)' 규정에 따라 오는 4월 말까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동부제철은 이미 기준을 충족했고, 최근 주식 매각을 통해 동부건설 지분 매각 작업도 거의 마무리됐다.

동부화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에선 앞으로 동부화재의 그룹 리스크가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그간 그룹의 불안한 재무구조를 동부화재의 최대 약점으로 꼽아왔다. 동부화재가 동부하이텍과 동부제철 등의 비금융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그룹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동부화재가 동부건설 지분을 추가로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금융 계열사 지분 축소는 그룹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완화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부화재는 작년 말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면서 동부생명 지분 10.5%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49.9%로 늘렸다.

업계에선 동부화재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부그룹은 중장기 과제로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생명보험,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의 금융 계열사를 묶어 지주사를 설립하는 안이다.

동부화재는 동부생명 지분 외에 동부증권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전환 시 마케팅 측면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투자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지주사 전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주사 설립 시점이나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법 등 제반 사항이 정비되고 나서 지주사 전환 작업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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