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산은지주가 대우증권 주식을 연일 순매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종목매매 현황에 따르면 기타법인은 지난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순매수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16일에는 하루만에 100만주 이상을 사들여 매수 행진의 신호탄을 쏜 뒤, 지난달 1일에는 160만주 이상 사들였다. 전일에도 기타법인은 대우증권 주식 142만주를 쓸어 담았다. 기타법인의 대우증권 지분 보유 비중은 5.4% 수준으로 늘었다.

이같은 기타법인 세력의 움직임은 산은금융지주가 대우증권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지난번 유상증자로 약화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기인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공시에서 산은지주의 대우증권 보유 주식수가 4일 1억3천294만주에서 13일 1억3천584만주로 늘었다고 밝혔다.

산은지주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40.58%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공격적 매수로 대우증권에 대한 지분율 41.59%를 확보하게 됐다.

불과 보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산은지주의 보유율이 1% 넘게 증가한 것이다. 대우증권이 발행한 총 보통주식수는 3억2천여주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단행한 대우증권의 대규모 증자로 낮아진 지분 회복 차원에서 산은 지주가 매수하는 것"이라며 "최근 순매수로 증자 전 지분을 거의 회복해 추가 매수 여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산은지주의 지금과 같은 매수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연말에 산은지주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예정돼있는 만큼 대우증권 주가 관리와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며 "지분율을 45%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증권사 연구원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측이 가능한 사안"이라며 "단순히 증권업종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점을 활용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평가 매력이 있는 대우증권 주식을 대거 사들여 지분율을 끌어올려 놓고 차후 산은지주 상장 때 자회사의 가치와 함께 인정받으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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