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오유경 기자 = 한국은행이 11일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0.25%p 낮추자, 산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산업계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한은이 경기부양 의지를 보인 자체가 긍정적인데다, 금리인하로 자금조달 여건이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석 달 만에 또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할 만큼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최근 국내 산업계는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세계 경기가 급속히 침체하자 앞다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실제로 최근 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60%가 넘는 제조업체가 경기부진의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를 시행하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대기업 중 실적 흐름이 가장 좋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마저 부정적인 경기 전망을 염두에 두고 위기대응 체제에 돌입했을 정도다.

이처럼 위기의식이 높아진 산업계로서는 이번 금리인하 조치를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전자업종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경기부양의 의지를 보인 자체는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철강업종은 업황 악화가 심해지면서 자금조달이 필요한 곳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자금조달 환경을 좀 더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질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인하에 이은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이 이번에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수출ㆍ내수 부진으로 올해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2.5% 내외로 떨어진다는 전망이 확실시될 만큼 실물 경제의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전 세계 경제의 위기가 이미 국내 경제로 전이된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를 회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한다.

대기업의 한 재무담당 임원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추진된 양적 완화로 주요국 금리는 이미 낮은 수준이지만 실물경제는 별반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추가적인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유통업체의 영업이익은 최근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0%가량씩 줄어든 상황이다.

유통부문 대기업의 한 관계자도 "이번 인하가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실제로 소비가 진작할 수 있는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관계자도 "경제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금리인하에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실질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를 독려할 수 있는 추가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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