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한화생명(구 대한생명)이 인도네시아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에 해외에 진출한 생보사 현지 법인의 운영 여건이 악화돼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한화생명, 인니 42위권 보험사 인수 =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인도네시아 생보사인 멀티콜 인수를 마무리 지었고 현재 금융당국의 허가를 앞두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8년 베트남 호치민에 현지법인을 세운 바 있지만, 현지 보험사를 인수해 법인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인수 금액은 145억원으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번 인수가 그간 준비해왔던 동남아 시장 진출 노력의 결실이자 차후 사업 확대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한화생명은 기대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당국의 인수 허가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승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 여건 안 좋은데…인수 왜 =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빅3' 생보사는 지난 6월 현재 미국과 중국 등 8개 지역에 진출해 있다.

삼성생명이 부동산임대업을 포함해 5곳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2곳과 1곳씩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이들 실적은 후퇴하고 있다.

생보사 해외점포들의 부채비중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6월에 64.9% 늘었고 자기자본은 일부 점포의 자본확충에도 오히려 8% 넘게 줄었다.

사업비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유가증권 등 운용수익과 보험료 수익이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의 경우 사업비지출이 해당 기간에 500만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이러한 불황에도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현지 보험사를 인수한 것은 포화상태인 국내 생보시장보다는 해외에서 중장기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법인을 세우지 않고 소형사를 인수한 것은 현지 영업을 위한 라이선스 확보 등의 절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라이센스를 확보한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면 보다 빨리 보험영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동남아 시장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력을 꾸준히 펴왔다"며 "현재 해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리스크가 있을 수 있어 저자본으로 인도네시아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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