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위원회가 여의도를 떠나 태평로 프레스센터로 이전하고 나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랍니다."

한 금융 연구기관 연구원의 푸념이다.

금융당국에서 각종 이름으로 출입기자단 대상 워크숍을 마련하고 있는데, 연구기관 연구원들이 행사 자료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위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가졌다.

이밖에 금융위는 이번 달만 3개의 워크숍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하는 행사다.

오는 18일에는 은행의 커버드본드를 주제로, 26~27일에는 언론사 금융ㆍ경제부장과 은행장 초청 1박2일 세미나, 30일에는 금융위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하우스푸어 대책 관련 세미나가 예정돼 있다. 일주일 한번 꼴로 세미나가 열리는 것이다.

양 금융당국이 분리되고 나서 금감원도 180도 과거와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지난 12일 기자실로 내려와 `간식토크'라는 것을 가졌다.

금감원장이 기자실로 내려와 출입 기자단과 금융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겠다는 취지다. 통합 기자실로 운영될 때 금감원장은 올해 단 한 차례도 이같은 행사를 가지지 않았다.

11월10일에는 금감원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산행이 예정돼 있고, 같은달 29일에는 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워크숍 행사도 예정돼 있다.

금융위는 지난 2일 금감원과 4년여 여의도 동거 생활을 마치고 프레스센터로 이전했고, 이 때문에 자연스레 금융위와 금감원 통합 기자실도 둘로 나눠졌다.

문제를 삼는 것은 물리적으로 양 금융당국이 나눠졌다는 것이 아니다. 경쟁적으로 무리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이 문제다.

여의도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통합 기자실을 운영할 때는 양 금융당국의 수장들을 기자실에서 만나 보기란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세미나를 통한 출입기자단과 교감도 극히 제한됐다.

양 당국 수장들이 각종 외부 행사에서 얼굴을 알리는 데 바빴기 때문이다.

한 금융 연구기관 연구원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경쟁적으로 기자단을 대상으로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정책 홍보에 있어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금융당국은 정책 홍보가 아닌 정책의 질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꼬집었다.(금융증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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