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로존 9개 회원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과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미 예상됐다고 해도 신용등급 하향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 금융권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분명한 악재라는 것이다.

14일 강신우 한화투신운용 대표는 "예고됐다는 점에서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많이 둔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신용등급 강등은 분명히 부정적인 사안"이라며 "미국 신용등급 하향 때와 같은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미국의 경우 급작스러웠다는 게 다를 뿐, 이번 유로존 신용등급 강등은 자금 조달 부담을 높이고, 이것이 금융기관에도 차례대로 영향을 미쳐 2~3월에 몰려있는 국채 롤오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코스피는 아래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1,800 하향 이탈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봤다.

강 대표는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원활히 넘어가지 않을 때는 1,700, 1,600도 각오해야 하며 타격 업종은 아무래도 금융주"며 "최근 급등락을 거듭했던 테마주 위주의 장세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시 "당연히 국내 증시에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유럽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줘 당장다음 주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변주열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 센터장은 "유럽 주요국가 국채 만기를 앞두고 유럽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잘되고 있는 시점에서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졌다"면서 "차후 이탈리아 국채 만기 등이 무난히 넘어갈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위기의 본격적인 시작일 수 있다는 불안감은 있을수 있어 현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현금화 전략을 택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다만 시장 금리와 은행주 등이 신용등급 강등을 선반영하고 움직였다는 점에서 `쇼크'로 까지 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송 센터장은 "프랑스 등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면이 있어서 완충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은 후행적인 측면이 있어 이탈리아 재정계획과 국채만기 해결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돼 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 센터장은 "강한 충격은 없겠지만 그동안 상승한 만큼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향후 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우려가 있어 국내 금융산업이 단기적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익 창의투자자문 대표도 "최근 은행주가 크게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강등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며 "코스피는 하루 이틀 영향을 받겠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1월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했고 조만간 발표될 12월 경기선행지수까지 추가 상승하면서 두달 연속 상승세를 보인다면 유럽 충격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부터 아무도 유럽 경제가 하루아침에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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