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3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로존 9개 국가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강등시키면서 조선ㆍ해운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과 해운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과 주요 유럽 선사들의 선박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로 물동량과 자원 개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S&P가 직접 등급 강등 경고를 내놓은 지도 한 달 이상 지났지만, 선박 시장의 큰손인 유럽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수주에 타격을 받을 만큼 시장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복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해운업체인 한진해운이 여전히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고 유럽의 경제위기 상황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등급 하락은 최근의 운임상승을 추세적인 반전이라고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이 결과적으로 컨테이너선 수요 증가율이 올해 공급증가율을 초과하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장담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체 또한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조선과 플랜트의 수주 실적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지만, 등급 강등으로 유럽 선사들의 선박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허성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조선업체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306억달러로 공시했음에도 현재 시황이 매우 어두워서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해운 시황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대규모 해운업체도 과거 발주했던 선박금융 이자 등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어 조선업계 역시 시황 하락으로 인한 수주가 부진한데다 관계사 출자와 파생금융상품 정산 등에 따른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운전자금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반영돼 향후 다수의 신용등급 하향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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