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CES 2012' 참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아직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자녀들의 역할을 확대할 때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12일(현지시각) 'CES 2012' 참관차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를 찾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녀들의 역할을 언제쯤 늘릴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열심히들 공부하고 있는데 하는 것 보고 해야죠"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아직 때가 아니라는 말씀이냐'는 물음에 "뭐 그런 것도 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년 만에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를 참관한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에 삼성 부스를 찾아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사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부사장 등과 함께 20분가량 전시된 제품을 둘러봤다.

이 회장은 각 제품의 특징 등을 직접 질문했고, 3D TV 앞에서는 안경을 쓰고 감상했다. 이어 전시장 내 VIP 라운지에서 40여 분 동안 제품 동향 등도 보고받았다.

이 회장은 삼성 부스를 둘러보신 소감에 대해 "정말 앞으로 몇 년, 십 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긴장된다"며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가고 우리가 앞서가는 것도 몇 개 있지만, 더 앞서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 제품 중 시장을 선도할 핵심 제품이나 기술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TV와 갤럭시폰 등 몇 개가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더 넓게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과 중국의 경쟁 업체에 대해서는 "일본은 (지금은) 힘이 좀 빠져 버린 것 같고, 중국은 열심히 따라오고 있지만, 한국을 쫓아오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스 방문에 앞서 사장단들과 모임을 가졌다는 이 회장은 "사장들에게 미래에 대해서 충실하게 생각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활용해 힘 있게 나아가자고 했다"며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 보고, 더 기술을 완벽하게 가져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CES 행사가 열린 미국의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다행히 작년까지는 안 좋았는데, 작년 말에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는 전자제품의 경우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어려운 때일수록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회장은 "투자는 항상 적극적으로 해 왔고, 앞으로도 그리해 갈 것"이라며 "고용은 될 수 있으면 질 높은 사람을 더 많이 쓰고, 더 적극적으로 젊은 사람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CES를 참관한 이 회장은 지난 13일 일본으로 출발했다. 이 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일본의 재계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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