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일본 대기업이 신세계와 센트럴시티를 두고 치열한 인수전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M&A업계에 따르면 굴지의 일본 대기업이 한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센트럴시티 측과 막판까지 적극적인 협상을 벌였다.

이 기업은 센트럴시티가 강남 주요 상권에 백화점과 호텔, 종합터미널, 영화관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이번 인수를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센트럴시티 인수를 타진해온 신세계와 더불어 일본 대기업이 최종적으로 경합을 벌였다"며 "이 기업은 신세계가 제시한 인수가인 1조250억원보다 높은 가격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수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각자인 스위스 소재 재단법인 KIF(Kingdom Investments Foundation)가 비영리단체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높은 가격만을 최우선 사항으로 하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는 달리 수익성 외 다른 요소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IF는 신세계가 지난 16일 센트럴시티 지분 60.02%인 3천601만1천739주를 사들인 말레이시아 소재의 투자목적회사 4개사를 소유한 비영리재단이다.

KIF의 한국 내 법률대리인인 김범수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KIF는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교육, 출판 사업을 후원하고 있으며 수익 사업을 위해 지난 2004년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센트럴시티에 투자했다.

당시 센트럴시티 사장에 통일재단 사무총장인 신달순 용평리조트 사장이 선임되면서 이들 SPC와 통일교가 연관돼 있다는 소문이 퍼졌으나, KIF는 통일교와는 물론이고 종교 단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순수 비영리단체다.

김 변호사는 "KIF는 현재 지원하는 문화 사업 등의 자금 조달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자금회수(엑시트)에 나선 것"이라며 "지난 2000년부터 센트럴시티에서 백화점을 운영해온 신세계의 니즈와 센트럴시티 자산에 대한 이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가장 적합한 인수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는 오는 2020년 임대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던 신세계 강남점의 영업권을 완전히 확보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작년 1조2천억원의 매출을 거둬 전국 백화점 단일 점포 매출순위로는 2위에 오른 최우량 점포다.

지난달 롯데쇼핑이 인천시로부터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자 백화점 건물을 임대해 영업하는 신세계 강남점과 광주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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