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내달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관계없이 2014년 1월 임기가 끝나면 사임할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페드워처(Fed watcher.Fed 정책 분석가)를 인용해 19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오는 11월 대선에 쏠리고 있다.

메릴랜드대학의 어윈 모리스 미국 정치학 교수는 "버냉키 의장이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의장직을 유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리스 교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경기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백악관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Fed 의장을 바꾸려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경기가 좋아진다면 버냉키 의장은 월드시리즈를 우승으로 이끌고 은퇴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토니 라 루사 감독처럼 명예롭게 퇴진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세 번째 임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 "나의 일에 매우 집중하고 있으며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개인적인 계획과 관련해 줄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금융위기를 지나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매우 지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이 2014년 말까지 의장직을 수행하면 8년 동안 의장을 지내는 것이 된다.

전임자였던 앨런 그린스펀은 18년 이상을 의장으로 지냈으며 가장 오랫동안 의장직을 수행한 이는 윌리엄 맥케스니 마틴으로 1951년부터 1970년까지 의장을 맡았다.

마켓워치는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버냉키 의장은 워싱턴 정가의 강력한 지지를 받겠지만 그럼에도 세 번째 임기를 맡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낸바 있는 밥 맥티어는 "버냉키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머지않아 의장직을 떠날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한 선임연구원도 버냉키 의장이 세 번째 임기를 채울 가능성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면 부의장인 재닛 옐런이 버냉키 의장의 후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 경제자문인 래리 서머스나 전 Fed 부의장인 로저 퍼거슨, 마찬가지로 전 Fed 부의장을 지내고 빌 클리턴 대통령 경제자문이었던 앨런 블라인더도 후보군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버냉키 의장을 교체할 것임을 확실히 밝힌 바 있다.

롬니 후보는 지난 8월 폭스 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임기 때 새로운 의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페드워처들은 롬니 후보가 당선돼도 버냉키 의장은 자신의 임기를 채우고 떠나겠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버냉키 의장은 Fed의 독립성을 강조하고자 자신의 임기를 채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최고 경제자문인 컬럼비아대의 글렌 허바드 교수와 하버드대의 그레고리 맨큐, 스탠퍼드대의 존 테일러 교수 등이 의장 물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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