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2~26일) 미국 국채시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미 국채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한 가운데 미국 내부의 현안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위기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촉발해 그동안 미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돼 왔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새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을 시사한 후로는 미 국채와의 상관관계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유로존보다 20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과 재정절벽 리스크,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등에 더 관심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 7월말 OMT에 대한 힌트를 제시한 이후 유로존 국채 등 위험자산에 수요가 느는 와중에도 미 국채수익률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7%를 웃돌던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00bp가량 하락하는 사이 같은 만기의 미 국채수익률은 약 40bp 오르는 데 그쳤다.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계량화한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를 봐도 유로존 위기가 미 국채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었음을 알 수 있다.

두 나라 국채수익률을 2개월 동안 측정해 산출한 상관계수는 지난 5월 중반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0.9를 나타냈으나, 지난 18일에는 마이너스 0.2까지 낮아졌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는 같은 흐름을 나타낸다는 뜻이고, 마이너스 1에 근접하면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5개월 전에는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 거의 어김없이 미 국채수익률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한층 낮아진 것이다.

따라서 시장 참가자들은 유로존보다는 미국의 경제 현안들을 더 크게 고려하고 있다.

RS인베스트먼츠의 레슬리 바비 매니저는 "미국의 주요 문제들이 어떻게 처리될지 여전히 알 수 없다"면서 "재정절벽이 어떻게 해결될지 모르고서 수익률 상승에 베팅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러면서 대선 기간에 10년물 수익률은 1.65~2.25% 구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ING투자운용의 마이클 마타 매니저는 "유로존의 진전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수익률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10년물 수익률은 연말까지 2% 위로 올라서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함으로써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더 안정되면 국채수익률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골드만삭스는 "스페인이 몇 주 내로 크레디트라인(신용한도)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가동돼 위험자산 매수세를 촉발할 것"이라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다음달에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 19일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각각 6bp, 8bp씩 낮아진 1.773%, 2.941%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은 3bp 떨어진 0.756%를 보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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