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유럽 주요 국가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한국도 더 큰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우리투자증권이 지적했다.

신환종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16일 보고서에서 "유럽의 소버린 위기가 더욱 악화돼 유로존 붕괴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해외자금조달과 국내 크레디트 시장은 부정적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신용등급 강등 직후 한국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한국물(Korean papers)과 국내 크레디트 채권의 신용스프레드가 단기적으로 상승 반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한국물과 AA급 이상의 국내 크레디트 채권은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신용 이슈가 집중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선호가 높아지면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 국가의 대규모 등급 강등을 "올해 유럽 재정위기의 서막으로 평가한다"며 "유럽 위기가 해결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고 해결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국채 만기와 그리스의 부도 위험, 경기하강 위험과 실행의지 약화, 계속되는 미봉책의 한계 등과 같은 불확실성과 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S&P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이미 예견된 이슈였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사로 나섰던 프랑스가 등급 강등 대상이 된 것은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존 내에서 프랑스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프랑스의 'AAA' 지위 상실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 강등이나 가용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며 6월 말을 시한으로 계획됐던 유럽은행의 재자본화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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