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삼성생명이 보험업계 퇴직연금사업자 중 독보적인 1위를 점하고 교보생명과 삼성화재, 한화생명이 그 뒤를 따르는 '1강3중'의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 대부분은 그룹 물량 확보가 가능한 대기업 계열 보험사로, 업계에선 퇴직연금사업자들의 계열사 의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표> 보험사별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 실적 (단위: 억원)

보험사 사용자수 가입자수 적립금 점유율
삼성생명 10,381 818,940 77,537 14.1%
교보생명 4,781 538,461 22,105 4.0%
삼성화재 1,459 267,820 17,121 3.1%
한화생명 1,018 450,403 14,812 2.7%
LIG손보 1,034 286,065 10,694 1.9%
미래에셋생명 2,514 231,0036,818 1.2%
롯데손보 9168,4444,547 0.8%


<자료: 금융감독원>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8월 말 현재 운용관리계약 기준 퇴직연금시장 점유율은 14.1%로 보험업계뿐 아니라 전체 금융권을 통틀어 1위다.

이어 교보생명 4.0%, 삼성화재 3.1%, 한화생명 2.7% 정도가 장내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입지를 점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의 특징은 대부분 계열사의 물량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이다.

삼성생명이 퇴직연금시장에서 선두를 굳힌 이유는 기존에 그룹 계열사의 퇴직보험과 신탁을 삼성생명이 관리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와 한화생명도 계열사 물량 확보가 점유율 제고에 큰 힘이 됐다.

업계에선 삼성생명의 경우 계열사 물량의 비중이 50% 이상, 삼성화재의 경우 40% 안팎 수준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계열사 물량 확보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퇴직보험 분야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직원 500인 이상 대규모 외자계 기업의 상당수가 교보생명과 퇴직연금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중 퇴직연금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는 곳은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라며 "다만, 교보생명은 기존 퇴직보험 시장에서의 입지와 정기적 가입자 관리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장내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물량에 대한 의존 현상은 중하위권 보험사에서도 나타난다.

상위사들에 이어 LIG손해보험 1.9%, 미래에셋생명 1.2%, 롯데손해보험 0.8% 등이 일정 부분 장내 입지를 구축한 상태인데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하면 모두 대기업 계열 보험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1개 보험사가 퇴직연금 영업을 하고 있는데, 대다수는 개점휴업 상태라고 봐야 한다"며 "비빌 언덕과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보험사들은 그럭저럭 사업을 이어가겠지만, 나머지는 퇴출 가능성이 언급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 간 경쟁뿐 아니라 은행, 증권 등과의 업권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안정성 위주의 자산운용 등 강점을 보여주면서 고객의 신뢰를 높여 나가야 앞으로 퇴직연금시장에서 주요 참여자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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